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포주의] ★★★★☆

https://etoland.co.kr/link.php?n=8546365 복사

저녁에 가서 혼자 보고 왔습니다

코믹스까지 다 챙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소니 트릴로지 어스파 2부작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스파이더맨 다 챙겨보고 몇번씩 돌려본 1인입니다.

영웅이라는 캐릭터 유형은 3가지로 분류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념 / 국가관의 상징적인 캐릭터로서의 영웅상 [슈퍼맨 / 캡틴아메리카]

인간으로써 가질 수 있는 고뇌를 보여주는 [그게 일반인이든, 재벌갑부든 간에 인간에 가까운 모습] 인간형 영웅상

좀...판타지스럽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만들어낸 작위적인 영웅상 [아쿠아맨? 원더우먼? 그러니까 태생부터 영웅인 그런거] 

스파이더맨은 두번째 유형이겠죠? 그 중에서도 평범한 시민의 삶을 살아가는 캐릭터에 더 가깝습니다. 

항상 스파이더맨은 뭔가 교훈을 주려고 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삶에 대한 고찰이랄까, 메세지랄까?

그래서 샘스파에서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전설적인 명언을 남겼고

어스파에서는 그웬 스테이시의 연설로 감동을 줬지만 확! 꽂히는 메세지를 주지는 못했습니다. 어쨌든 살아가라! 라고 말하고

홈스파는 결국 샘스파의 메세지를 따라갑니다. 

근데 뉴 유니버스는 좀 달라요. 1편에서는 "leap of faith." : 믿음의 도약 / 자신을 믿고 뛰어. 라고 간지 작렬하고

2편에서는 엄마의 메세지가 주제이긴 한데...애런 삼촌의 "keep going."이 훨씬 강렬하더군요. 

기존의 스파이더맨 문법은 항상 관객을 가르치려 드는 느낌 / 혹은 위로해주려는 느낌이 강했다면

뉴 유니버스는 좀 다릅니다. 관객을 등 떠밀어줘요. "야! 너도 할 수 있어. 가봐!" 이런 느낌이랄까?

샘스파 - 어스파 - 홈스파를 통해서 스파이더맨 세계관은 일종의 공식을 세워버렸습니다. 

1. 스파이더맨의 소중한 사람은 늘 죽는다. 혹은 헤어진다. 

2. 스파이더맨은 늘 고독하고 외롭다. 하지만 꿋꿋이 살아간다. 

3. "스파이더맨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다. 희생의 가치를 깨닫고 약한자를 돕는 성자의 삶을 산다."

그러면서 메세지를 남기죠. 힘들어도 내일이 온다 or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or 위대한 희생 같은 것들이요

뉴 유니버스 세계관은 이 공식을 깨고 싶어합니다. 

그 공식이 어떻게 변할지는 후속작을 기다려야겠네요 ㅋㅋ

1편보다 훨씬 감각적인 작화 / 연출 / 음악 / 다이나믹한 멀티버스 세계관이 마치

마블놈들아, 멀티버스는 그렇게 하는게 아니야 ㅎㅎㅎㅎ 라고 비웃는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훌륭합니다. 

중간 중간 튀어나오는 다양한 유니버스의 스파이더맨 씬을 알아차리면 재미는 2배가 될 듯합니다만,

별점을 4개 준 이유는 

1. 스파이더맨 광팬이 아니라면 모든 재미를 느끼기는 쉽지 않을 것 

2. 속편을 고려한 다소 늘어지는 전개

3. 작중이 주는 메세지가 무거울 수 있음 

입니다. 

우리는 신이 있다면 왜? 전쟁이 나고 자연재해가 나고 사람들이 죽는데 이걸 내버려두나? 라고 따질때가 있죠

신은 생각보다 강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간의 자유의지로 인한 인과의 결과가 누군가에겐 기쁨을, 누군가에겐 고통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긴 한데...

이 멀티버스가 전자의 입장과 비슷합니다. 정해진 공식처럼, 비극은 피할 수 없고 고통은 늘 떠안고 이겨내야 하는 상대라고.

마일즈의 선택은 과연 어떤 결과를 연출할까요? 결정론을 강요하는 빌런과 자유의지를 외치는 주인공의 결말은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