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티코리아포스트=기영미 기자
일각에서는 증권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진한 업황 속에서도 무리하게 자기자본을 확충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며 지적한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 전년 대비 3.7% 늘린 7조 원 넘게 확충했다. 또한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금전 제재를 받은 증권사 '1위'다.
통상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때 부채비율은 200% 이하 를 기준으로 삼는데 NH투자증권의 충당금 전입액은 9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2.8% 늘었다.
뿐만 아니라 증권사들의 보수체계에 대해 금감원이 지적 하자 일부 증권사들이 내부 보수지급 기준을 고쳐 성과급의 40% 이상을 3년간 나눠 지급받는 제도인 성과급 이연 지급 대상을 확대하고 이연 비율을 높이는 가운데 NH투자증권 기업금융(IB) 담당 임원은 여전히 고액 연봉을 유지 중이다.
보수 현황은 사업보고서상 지급 금액 5억원 이상 중 상위 5명만 공개되는데 증권사가 제출한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을 받은 상위 5명' 항목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장은 10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이를 <본지> 에서 알아보고자 한다.
◆ 자기자본 확충 7조 넘어 전년 대비 3.7%↑
지난해 증권업계가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 속에서도 자기자본을 확충했다. 일각에서는 순위 변동은 있었지만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대부분이 몸집을 키웠다며 자본 규모에 따라 사업 범위도 확대되지만 무리한 확장은 재무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을 한다.
지난달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중 9곳은 2022년보다 자기자본을 늘렸다.
미래에셋증권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9조4391억원으로 1위 자리를 지켰고, 2위는 25.3% 늘린 한국투자증권(8조2118억원)이 차지했다. 2022년 2위였던 NH투자증권 은 순위에서 밀렸으나 자기자본을 3.7% 늘린 7조1066억원 으로 만들었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사업 확장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자기자본에 따라 사업 영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3조원 이상일 경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4조원부터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자격을 신청할 수 있다. 종투사 선정 시에는 기업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200%까지 늘릴 수 있고, 초대형IB 인가를 취득하면 자기자본의 2배 이내에서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일 경우에는 종합금융계좌(IMA) 사업이 가능하다. 신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자기자본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실질적 현금 유입이 없는 상태에서 자본 확충은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기자본 증가의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자기자본 증가를 통해 사업영역이 확대되는 것은 양날의 검인데, 종투사나 초대형IB, IMA 사업자 자격을 획득하면 영업 규모가 크게 증가할 수 있지만 영업 확대는 또 다른 관점에서 위험투자와 차입금 증가를 의미한다"라며 "실질적 자본확충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투자, 차입금이 대폭 증가하면 종합적인 재무안정성은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금전 제재받은 증권사 '1위'
비즈워치가 지난 8일 자기자본 2조원 이상의 10대 증권사(미래에셋, 한국투자, NH투자, 삼성, KB, 하나, 메리츠, 신한투자, 대신, 키움증권)의 사업보고서와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서, 금감원 제재내용공개안을 종합 분석한 결과, 8곳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최소 1건 이상의 기관 제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수 기준(임직원 제재는 제외)으로 가장 많은 곳은 NH투자증권 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금융위, 금감원으로부터 총 10건의 제재를 받았다. NH투자증권은 금융위와 금감원으로부터 금전 제재 또는 주의 이상의 제재를 받았다.
8곳 증권사 중 가장 많은 금전제재 를 받은 곳도 NH투자증권 이다. 지난해 총 37억4490만원의 과징금‧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한편 9일 <본지> 에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 증권사들, 실적 부진에도 과도한 보수를 지급해...금감원 제재 예고
한편 일각에서는 연봉에서 성과급의 비중이 큰 증권사 구조상 직원 평균 연봉이 줄어든 배경으로 우선 실적 부진 을 꼽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60곳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0% 늘었지만, 일회성 손익과 배당금 수익 등을 빼고 나면 오히려 1년 전보다 20% 뒷걸음쳤다. 이에 일각에서는 IB 약세를 꼽는다. 부동산 경기 부진 여파로 IB부문 수수료가 32%나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금감원이 17개 증권사 의 보수지급 실태를 살펴본 결과, 상당수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보수를 과도하게 지급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금감원은 적발 사례에 대해 제재를 예고한 상황이다.
금감원이 칼날을 빼 들자, 일부 증권사는 보수체계 손질에 나섰다.
◆ 이연성과급 기준 강화에 기업금융 '임원'은 고액 연봉...'직원' 연봉은 감소 '1위'
일부 증권사는 내부 보수지급 기준을 고쳐 성과급 이연 지급 대상을 확대하고 이연 비율을 높였다. 이런 움직임에도 기업금융(IB) 담당 임원들은 여전히 고액 연봉을 유지하고 있지만, 연봉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IB 실무진 사이에서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 자기자본 상위 10곳(미래에셋, 한국투자, NH투자, 삼성, KB, 하나, 메리츠, 신한투자, 대신, 키움증권)의 2023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연봉 은 1억3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은 20.2% 줄어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에 9일 <본지> 에 NH투자증권 관계자는 "21년에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대 달성했고 해당 시기의 성과급이 22년도에 포함된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연성과급 제도 확대 또한 직원 연봉 감소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배구조법상 자산 5조원 이상인 증권사 또는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 증권사는 임원들과 금융투자 업무 담당자들에게 성과급을 줄 때 3년 이상 쪼개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부 증권사에서 이연성과급 대상이 확대되면서 증권사 내 IB 실무진 중 IB 임원들은 고액연봉을 반면 직원의 연봉은 줄어들어 IB 실무진 간 연봉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 충당금 전년 대비 152.8%↑,부동산금융본부장 보수 10억원↑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쌓은 충당금이 1년 전에 비해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부동산 투자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악재 로 대형사부터 중소형사까지 충당금을 크게 늘린 영향 이다.
지난 2월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40곳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총 8630억원으로 전년(4053억원) 대비 112.9%나 증가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5곳도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 통상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때 부채비율은 200% 이하, 유동비율은 150%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다. NH투자증권의 충당금 전입액은 9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2.8% 늘었다.
반면 10대 증권사가 제출한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을 받은 상위 5명' 항목에 이름을 올린 50명 임직원 가운데 13명이 IB 임원들이다.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장 등도 10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http://www.lkp.news/news/articleView.html?idxno=46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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