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복통이 심해져서 동네 내과에 갔더니, 위장내시경 하자고 해서...

위 내시경을 했더니, 위장이 절반으로 접혀 있다고 합니다.

의사도 처음 보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공기를 주입해서 폈는데, 그래도 복통이 심해서... 종합병원에 갔습니다. 

종합병원의사는 원인을 모르겠다며 CT를 찍어봐야겠다고 합니다.

근데 입원을 해야 CT를 빨리 찍을 수 있다고 해서.. 입원을 했습니다.

CT 찍고 난후에 맹장쪽에 이상한게 보인다고 해서, 대장내시경을 하자고 합니다.

오늘 아침 대장내시경하고 퇴원했습니다.

조직검사를 의뢰 했다고 하니, 금요일 되야 정확한 걸 알 수 있긴 한데...

딱 눈치 봐서는 암이 유력한거 같아요.

저야 뭐, 죽는 건 두렵지 않아요. 육체적 통증이 두렵지.

그리고 모든 나의 일상생활이 와르르 무너지고, 전혀 낯설고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몇개월을 살아야 한다는 게 매우 귀찮고 짜증납니다.

뼈속까지 괴로운 통증을 경험 안해보면, 통증이 얼마나 두려운건지 모릅니다.

그래서 몸이 아파도 살고 싶다고 하는 말이 나옵니다.

너무 몸이 아프면 살기 싫어요. 그냥 얼른 마감하고 싶어져요.

의사들도 안 아픈데는 전혀 건들지 않아요.

아픈데를 건듭니다. 오늘 대장내시경하는데 배가 얼마나 아프던지 죽는 줄...

수면내시경이 전혀 의미가 없어요.

과거에 제가 저지른 죄가 많습니다.

술고래에 꼴초에 기름진고기를 그렇게 먹어 댔으니, 대장이 이때까지 견디어 준 게 대단한겁니다.

몸이 아프니, 모든게 올스톱됩니다. 마치 감옥에 갇혀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나에게 익숙했던 주변생활은 사라지고, 낯설고 불편한 환경에 던져집니다.

만일 암이라면, 서울로 가서 대학병원에서 치료 받을 예정입니다.

그 대학 출신자는 할인혜택이 있어서 저의 모교 병원에 가서 암치료 받아야겠습니다.

1-2기면 좋겠습니다. 림프관에 번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일도 다 정리하고 가야겠지요.

지루하다고 느껴지는..매일 반복되고 똑같은 일상.

그게 행복한겁니다. 

나이먹어서 몸이 아파지면, 알게 되지요.

젊을 땐 참행복이 뭔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