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국의 창고지기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279135

판타지배경 SCP물입니다.

현대인이 판타지세계의 농부로 환생했는데 강인한 정신력을 부여해주는 가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는 종종 가호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주인공처럼 전생자는 특히 가호를 받기 쉽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 강인한 정신력이 그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각종 정신공격이나 저주에 대한 저항력도 제공해줍니다.

농부로 살아가던 주인공의 나라에서 전쟁이 벌어지자 주인공의 마을에도 징집관이 찾아오는데
가호를 가진 주인공이 징집됩니다.
그리고는 이 가호를 써먹을 수 있는 특수부대로 보내지게 되죠.

그런데 이 특수부대에는 던전에서 얻은 각종 위험물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단단해져서 파괴가 힘들어진 이 물건들을 회수해서 보관하는 곳이죠.
과거 대마법사가 만든 튼튼하고 안전하며 공간확장이 걸려있는 특수한 창고에 그런 물건을 모두 넣어뒀습니다.

그런데 이 물건들이 각종 저주를 뿌리고 사람들의 정신을 이상하게 만들거나 해서
저주를 막아주는 장비가 없으면 제대로 창고 안에서 활동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그런데 강인한 정신력으로 인해 정신이상에 대한 면역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창고지기에 매우 적합했던 것이죠.

그렇게 창고지기가 되는 주인공인데 특이하게도 다른 차원의 초월적인 존재들이 주인공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수명을 포인트로 후원도 해줄 수 있는 일종의 방송기능 같은 것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그것을 모르고 있었는데 창고에 있던 특수한 렌즈를 착용하자
채팅창을 볼 수 있게 되고 이 시스템을 알게 되죠.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1000년 이상의 수명을 후원 받아
더 이상 크게 욕심이 없는 주인공은 방송을 오히려 종료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방송을 종료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차원의 시청자들이 보는 가운데
각종 위험한 물건들이 보관되어있는 창고의 관리자로써 일하게 됩니다.


추천글을 보고 읽어봤는데 읽을만 하네요.
일단 SCP물 자체가 문피아에 적은 편이라 이런 소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좋아할만합니다.
다만 다른 SCP물에 비해서는 조금 필력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개연성인데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너무 작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억지로 조종되는듯한 위화감이 듭니다.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정신이상을 일으키는 저주에 대한 면역이라는 설정의 주인공은
그게 너무 심해서인지 그냥 생각도 없이 무대뽀로 겁없이 막 들이댑니다.

착용해제불가라는 설명이 적힌 장비를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막 착용하기도 하고
주인공 보정이 심한 소설답게 사실은 벗기 싫어지게 되는 정신에 작용하는 저주였다는 식으로 나중에 나오면서
아무런 페널티 없이 장비를 벗기도 합니다.

당연히 작가 입장에서야 애초에 저런 전개로 진행할 생각이었으니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진행했겠지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저기서 좀 더 신중하게 행동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 외에도 정신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각종 이상현상에 대해서도 주인공은 마치 자신은 무적이라는 것처럼
그냥 막무가내로 들이대고 위험에 처하자 그제야 방안을 생각합니다.


작가가 자기가 생각한 전개대로 억지로 끌고 갈 때 나오는 전형적인작가 편의주의적인 전개죠.

독자들도 사실상 창고에 있는 각종 위험한 물건들이 주인공에게 있어서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넘어가는데
이 소설에서는 이 정도는 당연하다라는 인식이 이미 생겨서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개연성에 문제는 있지만 이 정도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는 그런 느낌이죠.


또한 마녀가 등장해서 의뢰를 하는 에피소드도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군부대에 외부인이 몰래 잠입해서 창고에서 물건을 훔치려다 실패한 것인데
머리가 꽃밭인 주인공은 마녀의 의뢰를 받고 자신의 목숨을 신경쓰지 않고 창고 안의 위험한 지역으로 들어가
외부에 두기에는 위험해서 창고 안에 격리하고 있던 물건을 외부인에게 쉽게 넘깁니다.

그나마 상사에게 이 사항을 보고하기는 하는데 애초에 작가가 계획한 전개대로 진행할 예정이니
일반인이 상식적으로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할만한 보고가 아니라 중간과정을 모두 건너뛰고 작가편의주의적인 방식으로 보고를 합니다.

나중에 가서야 사실 상사는 저 마녀가 잠입한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나오고, 어떤 이유로 방치했는지에 대해
설명하게 되는데 결국 작가도 최소한의 개연성을 위해 신경을 썼다는 생색내기용 묘사가 나오는 것이죠.


댓글을 보니 창고 안에서 죽은 사람들의 시체에 대한 것을 지적하는 독자도 있던데
사실 이것도 작가가 그냥 대충 그럴싸한 설정 한줄만 덧붙여주면 되는 간단한 문제입니다.


일단 이 글의 주제와 작가가 쓰고 싶은 방향성은 알겠지만 너무 주먹구구식의 전개 방식을 보이는 글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연성부분에서 각종 구멍이 생길요소가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다크판타지의 성기사 같은 경우는 개연성에 대한 독자들의 태클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이런저런 설정을 하나씩 넣어주죠.
그런데 제국의 창고지기는 그런 개연성 문제를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일단 소재 자체는 문피아에서 비교적 드문 SCP물이라 사람들이 신선해 할 수도 있고
먼치킨이지만 먼치킨은 아닌 주인공이 별다른 고난을 만나지 않고 승승장구하는 소설인데다
글 자체가 재미가 없는건 아니니 아직 문피아 독자들이 SCP물에 익숙하지 않은 지금이 이 글에 있어서 최고의 타이밍 같습니다.




2. 슬기로운 기생충생활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269599

퓨전 판타지 먼치킨 모험물겸 영지물입니다.

현대인이 판타지 세계에서 전생했는데 기생충이 됩니다.
그리고는 죽은 인간의 시체를 발견하고 거기에 기생해서 조종하게 되죠.
겉보기에는 인간이지만 사실은 인간이 아닌 주인공입니다.

다른 생물을 먹으면 그 생물의 인자를 사용할 수 있는데 그걸로 육체를 개조해 트롤의 재생력이나 근력을 얻기도 하고
피부 아래에 데스웜의 장갑을 숨겨서 검에 찔려도 아무렇지도 않고
몸 안에 마법을 연산하기 위한 보조뇌를 여러개 만들어서 다중영창도 하는 등 인간을 벗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주인공입니다.

기생충으로 전생하면서 뭔가 육체와 정신에 변화가 생겼는지
수면욕과 성욕이 사라져서 여자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고통이 둔하게 느껴져서 전투시에도 부상을 걱정하지 않고 싸우고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가차없이 죽이는 주인공입니다.


평소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모험자 활동을 하는 주인공인데 위기에 처했을 때는 몸을 몬스터로 개조시키기도 합니다.
꼬리가 여러개 달린 몬스터의 모습을 취해서 꼬리로 적을 꿰뚫은 다음 생명력을 빨아들여서 미라로 만들기도 하고
거대악마와 싸울 때는 주인공도 주변 시체들을 흡수해서 엄청난 크기의 몬스터로 변해서 괴수대전을 찍더군요.


반면 기생충인 주인공의 분신을 다른 인간의 뇌에 집어넣어 부하들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 부하들은 생전의 기억과 성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인공에게 충성합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주인공은 부하들과 함께 다니지는 않고 주인공의 부하가 다스리고 있는 영지로 보내는데
주인공도 모르는 사이에 그 영지는 주변 영지나 몬스터들의 왕국과 전쟁을 하면서 점점 더 발전합니다.

그리고는 주인공이 개조한 식물 몬스터의 씨앗을 통해 재배한 특수한 과일이 그 영지의 특산물로 자리잡게되고
그 과일을 먹은 귀족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일의 중독성에 빠져 세뇌되는데다
주인공의 부하가 운영하는 상단이 왕국에서 점점 세력을 불리는 등 영지물로써의 요소도 나옵니다.
부하들이 주인공에게 충성하고 영지를 발전시키는 모습은 일본 소설 오버로드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적에게 자비가 없는 주인공이라 사이다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좋아할 것 같습니다.
다만 중간에 히로인이 나오는데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을 좋아해서 각종 사건에 휘말립니다.
먼치킨인데다 적을 가차없이 죽이는 주인공이라 고구마 전개도 없고
도시에 도착하고 히로인과 떨어져 개별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지만
무자비한 주인공의 시원시원한 모험을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있어서 이런 히로인은 존재만으로도 거슬릴 수도 있죠.
하지만 확실히 다른 소설에 나오는 발암 히로인에 비해서는 나은편입니다.

일단 주인공이 히로인에게 휘둘리지는 않으니까요.


분량이 많은 편인데 문피아 무료연재로 100화가 넘게 연재된 상태입니다.




3. 아포칼립스 사이비 교주 (노벨피아)
https://novelpia.com/novel/6008

19금 좀비 아포칼립스 각성자물입니다.

제목 그대로 아포칼립스 세상에서 사이비 교주가 되는 내용입니다.
초반에는 흔한 좀비 아포칼립스물처럼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좀비를 잡고 능력치도 올리며 다른 생존자들 사이에서 정치질도 하는 우리에게 친숙한 방식의 아포칼립스물입니다.

그런데 어느정도 스토리가 진행된 후에는 글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져서 말 그대로 사이비 교주가 됩니다.
나중에는 수천, 수만명의 신도를 거느리고 거대종교를 이끌게 되죠.

초반과 중반 이후의 갭이 굉장히 큰 소설입니다.

다만 19금인만큼 성적인 묘사가 종종 나오는데 사실 이 부분은 없어도 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이만한 권력과 능력을 가지고도 19금 요소가 안나오면 반대로 고자 주인공이라는 소리가 나올테고
극한상황에 처한 인간의 종족보존 욕구와 각성자가 되어 힘을 얻은 일반인의 심정변화를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전개이기는 합니다.

단순히 주인공의 욕망만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는 아포칼립스 세상에서의 이념의 대립과
각종 사연이 있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도 나오는 등 아포칼립스물 중에서는 상당히 짜임새있는 내용의 소설입니다.
19금 요소가 오히려 스토리성을 해친다는 느낌이 들정도이죠.

노벨피아 베스트 상위권에 꾸준히 자리잡고 있는 이유가 있더군요.
아포칼립스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읽어봐야하는 소설입니다.




4. 아파트 속 귀신으로 살아남기 (노벨피아)
https://novelpia.com/novel/5184

현대배경 어반 판타지입니다.

제목 그대로 아파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박령이 된 주인공입니다.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른채 어느새 눈을 떠보니 귀신이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에는 주인공 말고도 귀신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귀신들도 사람들에게 장난을 치거나 괴롭혀서 존재감을 유지하지 못하면 소멸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심하게 할 필요는 없고
그냥 걷고있는 사람의 신발끈을 푼다던지 하는 소소한 장난이라도 괜찮다고 합니다.

일본만화 '죽고 나서 진심이 되다'와 비슷한 느낌이 들지만 좀 다릅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귀신들은 아직 악령까지는 되지 않은, 대체로 소박하고 착한 귀신들이기 때문이죠.
물론 이 아파트에도 악령이 있기는 합니다.
이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귀신들도 가서는 안되는 장소들이 있고, 그곳에 간 귀신들은 실종되었다고도 하죠.

또한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주민들에게 너무 심한 장난을 치는 일부 귀신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이 퇴마사를 부르기도 하는데, 그런 퇴마사와 이 아파트에 있는 악령들의 전투씬도 나오게 되죠.

괴담동아리나 괴담아파트과 비교하면 공포물이나 미스테리물 요소로써는 조금 소프트한 편이지만
이 아파트의 귀신들 중에는 확실히 주인공 같은 일반인처럼 보이는 귀신 뿐만 아니라
보기만해도 사람들이 기겁할만한 무서운 모습의 귀신들도 생활하고 있습니다.

귀신이 된 주인공이 평범한 인간들이 사는 아파트에서 공존한다는 일상물인듯 아닌듯 독특한 소재의 소설입니다.




5. 내 성좌는 하꼬 스트리머 (네이버)
https://series.naver.com/novel/detail.series?productNo=6415580

퓨전 판타지입니다.

과거 스트리머로 활동했던 주인공이 어느날 성좌의 대리인이 되어 게임에 참가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참가하는 대리인들의 모습을 성좌들이 지켜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주인공의 성좌만 방송을 통해 대리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주인공과 접촉한 자신의 대리인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다른 성좌들도 이 방송을 시청하게 됩니다.
사실 다른 성좌들은 이런 방송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던 것이죠.

주인공이 참가한 게임은 일종의 배틀로얄 비슷한 것인데 엘리베이터를 통해 건물의 여러계층을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오브제라고 불리는 각종 몬스터도 사냥하고, 다른 대리인들과 협력도 하고 경쟁도 하죠.

개인적으로 성좌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읽어봤는데 소재는 나쁘지 않지만 필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설 같습니다.
네이버 시리즈의 경우 모든 소설이 유료 연재인 것은 아니고
처음에 무료로 약 50화 정도 연재하다가 유료로 전환되는 것들이 있는데 이 소설도 그 중 하나입니다.
아직은 무료인데 나중에 유료화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지금으로써는 무료로는 읽을만한데 유료를 따라갈만한 생각은 안 드는 소설입니다.





이번에 읽은 소설 중에서는 2번 슬기로운 기생충생활, 3번 아포칼립스 사이비 교주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요즘 문피아에 분량이 적은 신작이 굉장히 많은데 알고보니 공모전 후에
스토리 아레나라는 또 다른 공모전 비슷한 걸 열었더군요.
7월 26일부터 시작했는데 그러다보니 지금 대부분의 작품이 아직 20화도 되지 않았습니다.
공모전이 끝나고 연중하는 작품이 굉장히 많았는데 아마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문제는 신작은 많은데 괜찮은게 적더군요.
갈수록 문피아에 연재되는 작품들의 평균 수준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초반에 바짝 달려서 인기몰이를 한 다음 유료화로 넘어가지 못하면 연중하는 글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애초에 요즘 문피아에 소설을 연재하는 사람들의 목적 자체가 유료연재가 목적이 되었기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단순히 초반 성공공식을 따르는 양산형 소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는 초반에 반짝하고는 용두사미가 되어 유료화를 하고도 나중에 구매수가 줄어들면 급완결을 내거나 연중하는 소설도 많아졌죠.


참신한 작품은 요즘 문피아보다 노벨피아에 더 많이 연재되는 느낌인데
막상 노벨피아도 베스트는 유행을 따르는 소설이 올라가고
문피아와 마찬가지로 좀 독특한 소설들은 대부분 비주류로 묻혀있더군요.
다만 이게 왜 베스트? 라는 생각이 드는 문피아 베스트와 달리 노벨피아 베스트는 작품의 질 자체는 전체적으로 괜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