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그만 두고 싶어요...

 제목 그대로에요.

일을 그만두고싶어요.

일이라는 자체가 하기 싫네요.

어쩌다보니 졸업도하기도전에 취업을해서 중간에 잠깐 교육받을 때 빼곤 쭈욱 일만 해왔네요.

원래 쉬어야할 휴일 빼고 휴가로 1년에 5일이상 쉬어 본 적이 없어요.

작년도 총 4일 쉬었어요. 전화는 계속 오니 안받을 수도 없어 맘편히 쉰 건 아니었죠.

일이 엄청 많은 건 아니에요. 어찌됐건 9-6시 안에 처리는 하니까.

다만 제가 하는 일을 대신 해줄만한 사람이 없어서 있는 연차도 다 쓰질 못해요.

아주작은 소기업인데 매년 회사는 커나가고, 책임질 범위는 점점 많아지는데 애까지 태어나서 집에와서도, 주말에도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없으니 점점 스트레스가 쌓여가는 거 같아요.

내년이면 마흔인데, 이제 애기는 4살인데 일이 하기 싫어요. 완전히 번아웃 상태같아요.

마음 같아선 내 인생 찾아 휴식도 취해보고 싶고, 원래하고싶던 일도 해보고 싶고. 근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지치네요.

참고 참고 참아서 애기 다크고 나면 나는 이제 늙어버릴텐데. 젊은 날의 나는 어디서 보상 받나요.

1년만이라도 내 인생 살고 싶어요.

어디 한적한 절 같은데 박혀서 1년정도만 살다오고 싶어요.

이제 20명 남짓한 회사인데 사업 관리 및 수행은 전부 제 몫이라 모든 책임은 제게 있어요. 저도 잘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은데 제가 못하면 회사가 못하는 거라 몰라도 아는척해가며, 신경써가며 챙겨가는게 너무 지쳐요.

퇴사하면 어딜가든 지금 대우는 못받을 거에요.

급여는 맞춰받을 수 있을지언정 2인자로 회사를 컨트롤 할 수는 없을거에요.

근데 너무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 자체가 너무 네거티브해졌어요. 차라리 옛날에 하나의 프로젝트에 투입해 해당 일만 했던 때가 훨씬 행복했던 거 같아요. 지금은 여러 프로젝트를 관리하면서, 1년내내  끝나지 않는 싸움을 하니까(뭐 하나 끝날라고 해도 다른 프로젝트들이 계속 생기니까) 요즘은 일하는 꿈을 너무 자주 꿔요.

올해만해도 직원이 10명이 늘었어요. 애초에 10명남짓했으니 2배가 는거죠. 회사는 계속 커가는데, 그만큼 내 위치도 커가고 있는데 몇 년만 더 견디면 더 탄탄해지고 더 좋아질텐데 당장 제가 죽을거 같아요.

사실 갑자기 든 생각도 아니고 작년부터 그랬던거 같아요. 작년에도 일하다말고 너무 스트레스가 많아서 대표님에게 일주일간 쉬겠다고 말하고 월요일날 무작정 고속도로를 올라탔어요. 걸려오는 전화를 무시할 수 없어서 몇차례 휴게소에서 인터넷을 하러 들어갔다가 결국엔 이대로 일주일을 쉬면 감당이 안될 거같아 어디 가보지도 못하고 하루 일탈만으로 돌아왔어요. 그땐 그거 나름대로 해소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일이 몰리니까, 사실 일이몰린다기보다 책임질 일들이 많아지니까 다시 병이 도진거 같아요.

그냥 일을 다 잊고, 책임감을 벗어 던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요.

회사에선 저만 특별대우해주고 그래서 더 열심히 했던건데, 요즘엔 그냥 코로나 걸려서 2주간 격리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근데 결국 여기다가 하소연만 하고 내일되면 또 열심히 일하겠죠. 근데 즐겁지가 않아요.

와이프가 맞벌이인데 차라리 전 저 혼자 일하고 와이프가 애기 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해서라도 육아의 책임감에서나마 조금 벗어나고 싶어요. 지금은 맞벌이니까 육아의 책임도 공평하자나요. 사실 말이 공평하지 와이프가 아무래도 더 많이해요. 그래서 나 죽겠으니 육아라도 쉬겠다고 말을 꺼낼 수도 없어요.

회사에서 관리자로의 책임이 있고 집에선 가장으로의 책임이 있고. 근데 나는 누가 책임져 주나요?

일 그만두고 어딘가의 지방에서 펜션 운영도 해보고 싶고요.

아니면 어디 한적한 시골에서 소일거리 하며 살고 싶어요.

한량처럼 한 번 살아보고 싶어요.

아직 인생 긴데, 1년만 쉬어가고 싶어요.

1년간 수입이 없어도 모아둔 돈으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어요. 근데 내 인생에서 1년을 멈추고 나면 다시 재출발을 할 수 없을까봐 두려워요.

1년을 쉬면 내가 하고싶은 걸 하고있는 게 아닌, 집에서 육아만 하게 될까봐 무서워요.

회사에서의 대우도 좋고, 애기 귀엽고, 아내 사랑스러운데도 우울해요.

술한잔 하고 두서없이 글을 썼네요. 내일이되면 아무렇지 않은듯 또 살아가겠죠.

힘이 드는데, 파헤쳐보면 남들다 그렇게 사는데 괜히 혼자만 힘든척하는 그런 힘듬이라 어디다 말도 못하고 또 살아가겠죠.

지극히 나 혼자라면 내 마음대로 결정하며 살 수 있을텐데,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썬 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없는 게 슬프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