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거래 하다가 구매자 페이스에 말려버렸는데ㅠㅠ(feat. 꼰대)

원체 거래 잘 해오다가 그날따라 말려버린 제 자신이 빡치기도 하고ㅠㅠ

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고 해서 글 처음 적어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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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를 하더라도 꼼꼼히 적어 놓는 게 구매자 입장에서는 좋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자세하게 적어서  아래처럼 글을 올리는 편입니다.

12권이 한 세트인 수험서였어요.

수험서인데도 개정판 책이 아니어서 '사갈까...' 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과

'그래도 인강비에다가 열심히 필기한 게 있는데 좀 더 받았으면 싶다' 하는 생각이 공존하던 차,

연락이 와서(심지어 앞에 한 거래를 마치고 집 가던 길에) 기분좋게 응대했습니다.

약간 급발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잘 가다가 딱 하나 어긋나서 계약 틀어지는 경우?

1. 직거래가 원래 판매자 근처에서 보는 건 맞는데 그날따라 비도 오고 해서 중간쯤에서 만나볼까

2. 글 올릴 때 말 좀 이쁘게 하면 깎아줄 생각(개정 전 책이기도 하고, 새 책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선 필기도 중고의 흔적이다 보니)

뭐 이런 생각 와중에 딱 저렇게 태도를 취해버리니까

순간 'ㅅ벌탱 뭐 이런 무작정인 인간이 다 있나' 싶으면서 열이 확 올라가지고

최근에 꼰대들한테 당한 것도 생각나면서 '아 이 인간도 막무가내인 꼰대인가' 싶고

'왜 깎아 달라는 말을 이딴 말투로 중고거래를 할까'

'니 밥 못 먹은 거 어쩌라고. 웬 깎아달라고 유세? 나도 점심은 못 먹었는데'

'공인중개사면 어쩌라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말투는 진짜'

예전에 돈 없는 학생이라면서 무작정 깎아달라던 중고 글도 생각나면서

아무튼 막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글 적으면서 다시 보니까 '책 지금 수령 가능한지'랑 '지하철역'이라고 잡은 것도 제 의사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초면에 막 물어봤네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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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좀 반전은 3분인가 이따가 연락 와서는

급했는지 책을 사고 싶다고 하기에 그냥 저도 마냥 쟁여두긴 그래서

승낙해버리긴 했습니다( 이때 주도권을 가져왔어야 했는데 )

또 얼굴 직접 보는 사람인데 너무 날 세우긴 그래서

+ 괜히 상대가 또라이면 피 보는 건 제 자신이니까 똥 밟았다 생각하고 수그러들고 대화를 이어 나갔고요

종이 가방에 담고, 찢어질까봐 가방 밑에 박스 잘라다가 받쳐놓기도 했고, 찢어질 거 대비해서 쇼핑백 하나 더 넣어주고

별 짓을 다 하긴 했네요. 생각해보니 ㅋㅋㅋ

아무튼 거래는 잘 마무리 했는데 개인적으로 웃겼던 건

이 사람 진짜 나이대가 딱 꼰대 나이대였서 대화만으로 유추해냈다는 점

(마스크 잘 안 쓰고 자기 고집 피우는 그 나이대.  https://v.kakao.com/v/20200827212123011   )

진짜 공인중개사였다는 점

참 어찌보면 부모님 나이대이긴 한데 제 부모님은 안 그러신데... 너무 달라서 황당할 정도.

만나서 갑자기 저를 '후배'라고 부르면서

"아 ㅇㅇㅇ(시험 이름) 후배! 지금 이 2단계 책 말고 3단계도 있으면 나한테 팔아!" 이러면서

다음엔 이 주소로 택배 보내고, 문자 하나 하라면서 명함을 주네요(공인중개사 명함).

뭐 나름 친한 척을 하고 싶었던 거 같은데 그냥 네네 하고 말긴 했습니다.

돌아서서 생각해보니 '내가 왜 후배지? 시험 먼저 친 선배인데 낄낄' 하고 혼자 웃으면서 그냥 집 갔네요.

이렇게라도 정신승리 하지 않으면... 너무 지쳤던 상태였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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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인 건
'아 제값에 받는 건 둘째치고 1만원이라도 더 받을걸!! 알바 외의 부수입인데 ㅠㅠ'

하는 생각이 자꾸 난다는 거예요.

'저런 사람한테 이런 대접 받으면서 팔려고 저렇게 상세히 글 올리고 노력했던가ㅠㅠ'하는 생각,

'못된 애들한테까지 깎아주면서 급하게 팔 필요는 없었는데'하는 생각,

요즘 한 푼 한 푼이 아쉽다 보니 이런 거 하나하나가 너무 뇌리에 박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모르겠어요

뭐랄까

잊어버려야 제 정신건강에 좋다는 건 저도 아는데

그냥 그 상황이 너무 빡쳐요 ㅋㅋㅋㅋ큐ㅠㅠㅠ

후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당

의견 개진은 부드럽게~ 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