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선배한테 급전을 빌려줬습니다.

어제 전 팀 선배가 카톡을 하시더니 (전에는 한번도 먼저 하신 적이 없어서 엄청 친한 분은 아닙니다.)

잠깐 통화 가능하냐고 카톡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직접 전화를 했죠.

//네 선배님, 무슨 일이세요?

//내가 먼저 전화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급하게 5백이 필요한데 빌려줄 수 있니? 5월까지 돌려줄께. 라고해서 

// 아, 그런데 무슨 일이세요?

// 아, 어머니가....

이러면서 말을 좀 흐리길래 또 혼자 망상을 해서 어머님 수술비나 그런게 급하게 필요한 건가 해서 계좌를 받아서 송금을 해버렸습니다.

호구 성향이 있어서 그런지 그런 흐지부지한 말 한 마디에 빌려줘버리고 말았네요.

내일 커피 한잔 하면서 얘기 좀 하자고 하시는데.

어차피 급한 쪽은 돌려받는 사람이 급해지는 거라 빌린 선배는 그렇게 마음의 부담도 없을거고

결국 돌려받아야 하는 저만 신경쓰고 초조해 질거 같은데, 벌써부터 스트레스 받네요.

빌려줄 거면 날이 밝고 공증을 받고 빌려주던가, 아니면 매몰차게 거절했던가, 

좀 맘에 쓰여서 친구랑 이러저러한 일이 있다 얘기하니 '보이스 피싱 아니예요?' 이렇게 얘기하니까  심지어는 선배 전화번호를 도용한 보이스 피싱이 아닐까 하는 오만가지 생각이 드네요... (분명히 통화한 소리는 선배 목소리가 맞긴했는데... 이것도 의심되요 ㅜㅜ)

일단 내일 출근해서 제가 빌려준게 선배가 맞는지 부터 확인을 해봐야 하겠죠??

정말 착한 사람 컴플렉스인지... 제 스스로 좀 병신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