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 이야기가 나오면서 쟁점이 되는 목소리가 있어서 몇가지 개인적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시범사업으로 특정 지역(공업생산쪽, 서비스쪽, 의료쪽 이런 식으로 몇개를 모집)을 대상으로 시행해보는게 좋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무런 테스트 없이 바로 도입하는건 매우 위험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 주5일제해서 문제 없지 않았는가? 그러니까 주4일제도 문제가 없을거다.
이거 단골멘트죠.
많은 사람들이 주4일 이야기를 하면서, 과거 주5일제 되었어도 아무 문제 없었다고 하는데, 비교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저도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이 90년초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주6일제였어도 사실 토요일은 3시간 근무였습니다.(몇몇 회사는 4시간 근무이기도 했다죠)
따라서
5일제를 해도 겨우 3시간이 줄어드는거라서 실제 타격은 크지 않았던 것이죠.
사실 토요일은 나와서 일하기보단 그냥 한주를 정리하거나 혹은 요새 MZ세대들이 기함한다는 임원과 등산이나 축구 같은거 차고 그랬죠.
물론 공장쪽은 이것만으로도 타격이 있었다고 하지만 서비스직종이나 사무직은 타격이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심지어 5일제 이전에도 격주 근무 하는 곳들도 많았고요.
하지만 4일제는 무려 8시간이 줄어듭니다. 과거 5일제 시행보다 2배 이상 시간이 줄어들죠. 퍼센테이지로 따지면 3배가 넘을겁니다.
이 부작용에 대해서 아무런 고심도 없이 도입하는건 위험하다고 봅니다.
* 주4일제가 되려면 월급이 깍이든 생산성이 오르든 해야 하는데 가능할까요?
주4일제에서 회사가 동일한 임금을 주려면 여러분들의 생산성이 지금보다 최소 10%이상은 올라야 할겁니다.
가능할까요? 힘들지 않을까요?
한국의 노동생산성 향상이 어려운 이유는 다들 아시잖아요. 커피마시고, 담배피우고, 점심시간 90분씩 하고, 볼일 잠깐 다녀오고... 솔직히 한국 노동환경 너무 널럴하고 좋은 편입니다.(다른 선진국에서 일해본 사람들은 아실겁니다) 이거 다 포기할 수 있겠어요?
시범사업에서 이런거 다 금지하고 시행해보면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그럼 반대로 월급을 깍을까요?
이거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당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월급이 깍일겁니다. 물론 시범사업에서는 정부가 보전해주는 방법을 쓸수 있을듯 합니다.
국밥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고요?
여러분이 다니는 직장근처 식당을 보세요.
직장 위치가 강남역 같은 번화가가 아니라면 지금도
토요일, 일요일날은 영업하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심지어 여의도 같은 서울 한복판도 더현대 근처가 아닌 직장밀집 지역은 토요일, 일요일은 닫는 가게가 많습니다.
구로공단 같은 곳들도 상황은 비슷하죠.
직장인 대상으로 하는 가게들은 직장이 쉬면 같이 쉽니다.
직장인이 안오면 문닫는게 오히려 더 낫다고 하더군요.
그럼 식당들은 주4일 매출로 고정비,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데, 당연히 가격을 올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주4일제가 되었으니 건물주가 월세도 깍아주려나요? 다들 고개를 흔들고 계시겠죠?
자 그럼 식당 가격만 오를까요? 여러분의 회사 사무실 고정비는 어떨까요?
직원이 일하는 날짜가 줄었어도 회사(or 사장)가 지출하는 고정비는 최소 같거나 올라갑니다.
여러분의 회사가 뭔가를 파는 곳이라면 매출을 올리기 위해 단가를 올리는 수 밖에 없죠. 물론 단가를 올려서 안팔리면 회사가 망하는거고요.
시범 사업에서 공장이나 사업장 몰린 근처 가게들의 매출이나 고용을 들여다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
* 회사들이 고용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몇몇 직업은 역차별이 생길수도 있고요.
본격적으로 주4일제 해서 비용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오면 고용을 더 안하려 들수도 있고, 아웃소싱이나 외주로 해결하려고 하겠죠.
지금도 주5일제의 사각에 있는 프리랜서나 일명 소사장들이 그 증거죠.
주4일제를 하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을겁니다.
게다가 지금도 의료쪽은 주6일제나 격주제를 많이 하죠. 운수업들도 그런 경우가 많고요.
주4일제가 되어도 이들의 상황은 오히려 역차별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죠.
* 주4일제로 가기 위해서 고용유연화도 받아들이겠습니까?
주4일제로 가려면 생산성을 극적으로 올릴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회사에서 월급루팡하는 동료 분들 보시잖아요. 그런 분들 쳐내고 4일제 가면 가능할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 You fire를 아무때나 외칠 수 있도록 바꾸는거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일단 나부터 목이 날아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 한국은 경직된 곳입니다. 쉽지 않아요.
가락시장으로 대표되는 농수산물 유통도 못바꿔서 매년 사과, 감자, 고추, 배추 난리가 나도 그거 하나 개혁이 어렵습니다.
이렇게 경직된 한국 사회인데 주4일제가 과연 가능할까 싶습니다.
심지어 외부링크에 적어둔 것처럼 독일도 주4일제에 대해서 노동강도라든지 여러가지 걱정을 하고 있죠.
그럼에도 독일처럼 시범사업 정도는 해보는 것도 괜찮다고는 생각되네요.
* 주4일제 논의는 큰 그림을 봐야 하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아몰라, 그냥 4일제 하면 일주일에 3일 노니까 개꿀~이라는 생각에 주4일제 찬성이라면 저는 첨부한 짤만 생각납니다.
(사회)
영수회담 사진 구도 ㅋㅋ
(21)
[자유] 
너넙치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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