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미국 조지아주 동북부에 사는 유학생입니다. 

그저께 저녁부터 태풍이 온다고 하더니 바람이 꽤나 세게 불었습니다.

새벽 6시쯤 비바람 소리에 잠이 깨었는데... 핸드폰에 와이파이가 안 잡히더라구요. 뭐지 하고 일어나서 확인해보니 정전입니다.

혹시나 해서 확인해보니 5시반부터 정전되었다는 현지 주민 레딧 글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아... 그렇구나... 금방 복구 되겠지 하고

다시 잠들었습니다. 7시쯤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여전히 정전입니다.

밖에 나가보니 학교 아파트뿐만 아니라 주변 거리도 모두 가로등이고 뭐고 다 꺼져있고, 정전용 비상등만 켜져 있습니다.

전기가 안되니 일단 냉난방도 당연히 안되고, 조리기구도 전기 렌지오븐인지라 아무것도 안 됩니다. 이제 슬슬 뭐지? 싶습니다.

다행히 휴대용 가스 렌지가 있어 그걸로 라면 끓여서 아침을 때웁니다. 아침 9시쯤이 되자 그제서야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서 

"너네 정전된거 우리 이미 알고 있으니 메일이랑 전화 그만 하고, 전기회사 홈피 링크해줄테니까 거기서 복구현황 조회해봐"라고 메일옵니다.

전기회사 홈피 들어가보니... 근처 전부가 다 정전중이고... 예상복구시간은... "평가중"이라고만 뜹니다. ㅡㅡ;

한국에서 정전된지 3시간반만에야 공지 날아오면... 흠... 과연...? ^^;

안타깝게도 학교건물은 전기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수업들으러 갔습니다.

수업들고 12시반에 돌아왔는데 여전히 전기가 안 들어옵니다. ㅡㅡ;

2시부터는 온라인 수업들어야 하는데... 전기가 안들어오니 인터넷도 안되고...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학교 오피스로 수업 들으러 갑니다.

3월 이후로 코비드 19 덕분에 오피스에 있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태풍과 정전때문에 오피스에 가게 되네요.

같이 수업듣는 인도애가 자기 아파트엔 12시반부터 전기 들어왔다고 하면서 자기 집에 와서 수업들어도 된다고 하는 걸 거절했는데...

수업 중간에 걔가 갑자기 튕기더니 문자로 자기네 다시 정전됐다고 알려 왔습니다.

수업이 4시쯤에 끝나고 돌아오니 그제서야 전기가 들어왔더군요. 물어보니 20분전쯤에 들어왔다고.   

진짜 이 지역은 비도 거의 안 오고 바람만 거세게 분데다가 해가 뜨면서는 바람도 거의 잦아들었는데도 전기가 복구되는데에 10시간 걸렸네요.

이럴 땐... 역시... 선진국에 사시는 분들이 부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