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변방의 코로나 격리 생활 2

안녕하세요 러시아 변방 사하공화국의 수도 야쿠츠크의 시러여입니다.

지난 번에 기숙사에서의 격리 생활을 보여 드렸는데

2주간의 격리가 끝나고 비 확진자들을 다른 기숙사로 옮겼는데 더 많은 사람들과 공동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비확진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귀국 권고조치가 나오고 그나마 가까운 블라디보스톡(비행기로 4시간 정도)에 대한한공 비행기가 생기면서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귀국 했습니다. 지금 이곳 야쿠츠크에 있는 한국인은 저를 포함하여 약 4명 정도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식당 하시는 분이 계신데 귀국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식당은 운영 중인 것으로 보아 그 분도 아직 귀국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더 열악한 환경에 더 밀집도가 높은 곳으로의 격리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나마 있으면서 도움을 주었던 유학생들도 가고 혼자 남게 되었는데 다시 방을 위층으로 옮기라고 해서 옮겼는데 그곳은 상황이 더 심각했습니다.

옮긴 방은 그래도 선생이라고 1인실을 주었는데 방에 곰팡이며 먼지가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청소를 했는데도 이곳에 있으면 다른 병으로 죽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현지인에게 부탁하고 사정해서 아파트를 빌리기로 했는데

아파트를 빌려서 나가는데 주인에게 나의 생명과 삶을 보장한다는 문서에 서명하라는 겁니다.

나의 생명과 삶은 나의 것인데 다른 사람에게 보장하라니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해줄 집 주인을 찾기가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그런 집주인을 찾아 위층으로 방을 옮긴지 이틀만에 아파트로 도피할 수 있었습니다.

아파트도 제일 꼭대기에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바로 아래층까지만 운행합니다.

현지인들의 도움으로 우여 곡절 끝에 이사를 마치고 방 값을 지불하고 방을 청소하기 시작했는데 

사람이 살던 집이라는데 바퀴벌레가 친구하자고 할 정도로 많더군요.

이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대강 청소를 하니 좀 낫더군요.

그렇게 어제를 보내고 나니 좋습니다. 경치가 너무 좋습니다.

저기 뒤의 시베리아가 보이시나요? 지평선이 쫘~악 펼쳐진 경지가 너무 멋집니다.

그리고 이건 이사하기 5월 30일경 아침에 눈이 왔다는 소식입니다. ㅎㅎㅎ 

격리 생활기에서 이젠 러시아 아파트에서 한달 혼자 살기입니다.

비 감염 외국인에 대한 귀국 권고 조치를 문서로 받아 재단에 제출하고 귀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비행기가 없습니다. ㅜ.ㅜ

모스크바를 통해 가는 비행기가 있지만 시간도 오래 걸릴뿐만아니라 모스크바가 워낙 위험한 동네라서 모스크바를 제외한 블라디나 이르쿠츠크 쪽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달 내에는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상 러시아 변방의 시러여였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