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8월 16일. 디트로이트 메트로 공항.
현재는 활주로 세 개가 추가되어 더욱 더 복잡해졌지만, 1987년 당시도 복잡하긴 매 한가지였습니다.
비행시간 2만 시간이 넘는 노련한 기장도 길을 잃고 헤매게 되었으니 말이지요.
바쁜 상황에서 길마저 잃으니 체크리스트 진행이 쉽지 않습니다.
분명 빠트린 것이 없는 것 같긴한데... 뭔가 잊어버린 것도 같죠.
그 사이 공항 기상은 급격히 나빠집니다. 마이크로버스트가 있다는 다른 항공기의 교신도 들려옵니다.
기장은 이동 중 점검절차. 플랩 세팅 확인 을 지나쳐버리고 맙니다.
참고로 C(Charlie) 유도로, 활주로는 한국에 없습니다. 영상을 보면 조종사들도 헤매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아시아 쪽에서는 흔치 않고 시애틀, 댄버, 시카고 같은 미국 쪽 공항엔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맨 채 계류장에 머물며 왜 빨리 비행기가 안 뜨나 그 생각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헌데 기장이 'after start checklist'를 수행하고, 부기장이 apron control 관제사에게 "request taxi"를 요청하고
계류장 상황에 따라 관제사가 대기 또는 지상 이동경로를 불러주면서 어디까지 가라고 지시해 줄 때까지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해야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유도로로 이동하면서도 말이죠.
개인적으로 전 날개 뒤 좌석을 선호합니다. 플랩, 키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자리거든요.
당연한 거지만 이륙 직전 플랩이 정상적으로 내려졌나도 봅니다.
혹시 플랩이 뭔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기체가 이,착륙 저속일 때 양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펼치게 되어있는 날개에 달린 보조장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주날개 뒷전에 장착되어 주날개의 형상을 바꿈으로써 높은 양력을 발생시키는 장치로, 고양력장치의 일종이죠.
보잉 737 여객기의 2 슬롯티드 파울러 플랩입니다.
날개 아래쪽의 뒤로 삐져나온 날카로운 모양의 구조물들은
이 플랩을 위한 작동기구물이 들어있는 플랩 서포트 페어링(Flap Surpport Fairing)입니다.
혹시 날개 바로 뒷좌석 창측에 앉게되면 이 플랩 작동을 자세하게 관찰하실 수 있을 겁니다.
777-200ER MH370편의 플래퍼론입니다.
평소에는 에일러론처럼 롤 제어에 사용되지만 플랩 전개 시 하방으로 같이 젖혀져 플랩의 역할도 겸하게 만들어진 물건이죠.
플랩 전개 시에만 플래퍼론 역할을 하고, 평상시엔 고속 비행시 롤 제어 용도인 인보드 에일러론 역할을 합니다.
이 사건은 그냥 한마디로 조종사 과실입니다. 플랩을 내리는 걸 깜빡한 상태에서 이륙했다가 사고가 난 건데,
이륙할 때 플랩을 내리는 걸 깜빡하면 경고음이 들리게 돼있는데 그걸 꺼버려서 플랩이 안 내려간 걸 몰랐던 거죠.
좋지않은 날씨예보, 복잡한 공항, 이륙 점검표에 빠진 중요 항목 등 이 사고를 일으킨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유도로를 거쳐 활주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기종, 제조사 토론을 할 시간에 체크리스트를 한 번 더 잘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출발, 도착 구간에서는 조종사간에 조종과 안전에 꼭 필요한 대화를 제외한 불필요한 잡담을 일체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항공사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집중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규정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비행기 시스템적 측면에서 개선이 되었어야할 부분도 있다고 보는데요.
영상에도 나오지만 '경고음이 너무 많아서 경고음을 꺼버린다' 이 부분 부터도 개선을 했어야 한다 생각되네요.
11:55 부분에서 나오지만 '오류 알람이 있으나 이동 중 내내 올리기 때문에 대부분 꺼둔다'
불필요한 경고음을 없애고 경고음이 경고음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정이 되지 못한 점이 아쉽네요.
그리고 체크리스트는 체크리스트 일 뿐입니다.
체크리스트의 항목이 늘어날수록 돌아가서 중간에 누락된 항목을 다시 찾아내는 것은 영상에서 보시는 것처럼 어렵습니다.
체크리스트와는 별개로 중요한 부분은 기장/부기장 이외의 부분에서 크로스체크 해주었어야 한다고 생각되네요.
16:13
영상자막에 1.5km로 나오는데 화면의 그림처럼 활주로 11000ft지점 이면 3.3km가 맞는 것 같습니다.
V1
,이륙결심속도
당시 임팩트 직전 항공기 블랙박스 녹음 영상입니다.
MD83/82 이런 기종들이 오일쇼크 때 나온 비행기라 효율성을 강조하다 보니
연료소비를 줄이기 위해 날개도 작게 만들었단 말도 있었고,
퍼포먼스에 여유가 없다는 말들도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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