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나 마눌님이라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전 어릴 때 크게 아픈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자다가 새벽에 아기 우는 소리에 깨서 창 밖을 바라 보았는데,

환한 달빛 아래 담장 위에서 고양이 두 마리가 제 방 창문 쪽을 바라 보며 둘이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았거든요.

그 뒤로 몇 번 악몽도 꾸고 한 뒤로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마눌님이 아들놈이랑 밖에 나갔다가,

베트남에 사는 외국인들로 구성된 동물보호그룹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갈 곳 없는 동물들 보호도 하고 입양도 보내는 그런 곳 이었는데,

거기서 갓 태어난 어미 없는 고양이 세 마리를 보게 되었답니다.

아들놈이 강력하게 자기가 돌보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졸지에 집으로 데려 왔다고 하네요.

지금 2주 정도 맡아서 돌보고 있는데 2시간 마다 먹이도 줘야 하고 배변활동도 도와야 해서

마눌님이 아주 초주검이 되어 있더군요.

새끼 고양이들을 데려갈 사람이 엊그제 연락이 왔다는데,

마눌님이 그 사람이 고양이를 처음 키워 보는 거라 바로 데려가면 힘들 거 라고,

일주일 더 맡아서 스스로 배변 가능하게 되면 보내 준다고 했다네요.

처음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 하던 녀석들이,

요새는 스스로 배변도 하고 걸어다니기도 하니 이제 제법 고양이 티가 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