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형적인 자본시장질서 교란 범행...수천명 소액주주 피해 전가"

수원지방검찰청.

검찰이 경영난을 겪는 회사들을 무자본으로 인수한 뒤 수백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기업사냥꾼을 재판에 넘겼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병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및 배임), 자본시장법위반 등 혐의로 코스닥 상장업체 A사의 실지배 주주 B( 43 )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2 일 밝혔다. 또 이들과 공모한 코스피 상장업체 C사 전 대표이사 D( 65 )씨 등 4명을 불구속했다.

A씨 등은 기업을 경영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지난 2019 년 12 월부터 2021 년 2월까지 수년간 적자가 누적된 A사 등 3개 법인을 무자본 M&A 방식으로 인수한 뒤 거액의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주가를 조작하는 이른바 '기업사냥형 주가조작'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신규사업에 진출한다는 명목으로 투자 받은 자금을 무단으로 인출하거나 경제적 가치가 없는 주식·자산을 회사에서 고가에 매수하게 하는 방식 등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빼돌린 돈은 피고인들이 별도로 보유하는 법인 부동산 개발자금으로 이용하거나 개인채무 변제 등에 사용하는 등 약 900 억 상당의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의 범행으로 상장법인들은 감사의견이 거절돼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되는 등 사실상 아무런 가치가 없어져 그 피해가 고스란히 수천 명의 소액 주주들에게 전가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인수한 E법인의 횡령 고소사건을 직접 수사하던 중 A씨 등의 범행을 추가 인지하고 '기업사냥형 주가조작' 범행의 전모를 규명해 지난달 4일 주범 A씨 등을 구속기소 한 데 이어 관련자들을 모두 재판에 넘겼다.

아울러 피고인들 소유 페이퍼컴퍼니에서 취득한 토지를 비롯해 계좌추적으로 확인된 은닉재산 100 억원 상당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은 상장법인을 사적 이익취득을 위한 일회적 도구로 활용했다"면서 "검찰조사를 통해 전형적인 자본시장질서 교란 행위를 일삼은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의 전모를 규명한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