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대법원
법정에서 난동을 피웠다는 이유로 즉석에서 형량을 3배 늘린 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위법한 선고’라는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3
일 무고·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16
년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1심 재판을 받은 A씨는 선고 공판 당시 재판장이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는 주문을 낭독하자 “재판이 개판이야, 재판이 뭐 이 따위야” 등의 말과 욕설을 하면서 난동을 부렸다. A씨는 교도관들에 의해 제압돼 구치감으로 이송됐다.
그런데 그 직후 재판장은 A씨를 다시 부른 뒤 “선고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니고 선고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기까지 이 법정에서 나타난 사정 등을 종합하여 선고형을 정정한다”며 A씨의 선고 형량을 징역 3년으로 늘렸다. 이후 1심 판결문에도 A씨의 형량은 징역 3년으로 기재됐다.
이에 A씨는 “선고 후 형량을 임의로 변경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항소했다. 2심은 A씨의 형량을 징역 2년으로 감경하면서도 1심의 선고절차가 위법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선고를 위한 공판기일이 종료될 때까지는 판결 선고가 끝난 것이 아니고, 그때까지는 발생한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단 선고한 판결의 내용을 변경하여 다시 선고하는 것도 유효·적법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장이 주문을 낭독한 이후라도 선고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일단 낭독한 주문의 내용을 정정하여 다시 선고할 수는 있다”면서도 “재판서에 기재된 주문과 이유를 잘못 낭독하거나 설명하는 등 실수가 있거나 판결 내용에 잘못이 있음이 발견된 경우 등의 경우에만 변경 선고가 가능하다”고 했다.
또 “
1심 재판장은 징역 1년이 적정한 형이라 판단해 징역 1년을 선고했고, A씨가 난동을 부린 건 그 이후의 사정”이라며 “1심 선고 당시 A씨의 변호인도 출석하지 않아 A씨는 자신의 행동이 양형에 불리하게 반영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방어권도 행사하지 못했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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