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
2021-03-07 (일)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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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민주 항쟁.
이 시발점은 보다 앞선 1980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화 '택시운전사'로도 잘 알려진 그 사건, 5.18 민주화운동.
당시 대한민국을 장악한 하나회 중심의 신군부(전두환)세력들은
민주주의를 희망하는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외신에 전달되어 세계의 주목을 받게된다.
이로 인해 당시 군지휘권을 가진 미국은 전두환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었고
국민들은 이러한 5.18 항쟁에 군사력이 동원되었음에도 침묵한 미국에 대한
반감이 높아져 반미 열풍이 불게 된다.
그리고 7년 뒤, 1987년 4월, 전두환은 남은 임기가 짧다는 사유로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고, 헌법을 수호(호헌)할 것임을 선언한다. - 4.13 호헌조치
보다 앞선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87년 1월)에 분노해있던 민중들은 이러한
전두환의 호헌조치에 반감을 표했고, 학생이 주축이 되어 중소규모 시위가 빈발하였다.
여기에, 옥중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관련자 5인 중 죄를 덮어쓰고 구속된 2명이
억울하다고 악다구니를 쓰며 호소하는것을 들은 재야운동가 이부영은 교도관을
통하여 사건의 전모를 듣게되고, 이를 급히 적어 옥중서신을 보내게 되는데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옥중서신은 무사히 정의구현사제단에게 전달되어
1987년 5월 18일, 5.18 추모 7주기 행사에서 "고문치사 사건은 축소, 은폐되었다."는
성명문이 발표되게 된다. (영화 1987에서 이 사건을 일부 다루고 있다.)
이에 대중들의 분노는 폭발하고, 각계각층의 인사, 재야 인사 등은 비밀리에 회합을 가져
"민주헌법쟁취 국민투쟁본부(일명 "국본")"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 5.27 향린교회 발기인 대회
이들은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민정당)의 전당대회일인 6월 10일 전국적인 시위를 계획한다.
이들은 국민의 참여를 위해 당일 10시 성명문을 게시하고 동일 18시에 가두시위를 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1987년 6월 10일 시위를 하루 앞둔 6월 9일, 전국 대학생들은 총시위를 하루 앞두고
사전 시위를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가 잘 아는 "이한열 열사 최루탄 피격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이 장면은 로이터 통신의 정태원 기자가 촬영하고, 중앙일보의 이창성 사진부장이 모든 책임을
각오하며 게시를 강행, 6월 10일자 중앙일보에 게시된다.
또한, 이러한 소식을 들은 연세대 학우들은 강성파(직접 투석, 화염병 등으로 무장투쟁하던 계파)와
온건파 내지는 중도파 구분할 것 없이 이한열 열사의 병실을 지키러 모여들었다.
이는 미얀마 군부의 '에인절 파묘 사건'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공권력에 의해 사망한 시신을
빼돌려 "경찰의 소행이 아니다"라고 조작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망의 6월 10일.
시위에 대한 두려움이 컸기 때문일까. 국가는 각 기업들에 단축근무를 지시하거나, 주요 길목의
지하철이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등의 방식으로 국민들의 결속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는 직장인들(대부분 4.19 혁명을 접해본 세대들)의 시위참여에 호재로 작용하고
그 결과 우리가 잘 아는 전국적인 "호헌철폐, 독재타도"라는 구호 하에 광복이래 가장 큰 규모의
시위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이 시위는 사전에 배포된 6.10 국민대회 행동요강에 따라
무저항, 비폭력 시위로 진행되었다.
* 이 때, 시위에 참여한 시민 중 한 남성이 무장한 경찰에게 다가가 장미꽃을 꽃아주며
"경찰관도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 "경찰관이 대한민국의 국민입니까?" /
"네! 국민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거(장미꽃) 달아야 합니다." 라는 대화가
영상으로 남아 감동을 주고 있다.
또한, 이 때 당시 시위대의 일부가 군경에 의한 폭력진압에 대한 도피처로 명동성당을 향했는데
당시 천주고 서울대교구장이던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이 시위대를 보호해주기도 하였다.
당시 김수환 추기경은 "수녀들이 나와서 앞에 설 것이고, 그 앞에는 또 신부들이 있을 것이고,
그리고 그 맨 앞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나를 밟고 신부들을 밟고 수녀들까지
밟아야 학생들과 만날 것이다." 라며 민주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아무리 앞뒤 안가리는 전두환이라고 할지라도 한국 가톨릭의 상징과 같은 명동성당에 군경을 투입
학생들을 체포하기는 무리라고 판단하여 진압을 포기한다.
그리고. 전두환은. 6월 17일, 작전명령 제87-4호를 통해 병력동원 계획 을 수립하게 된다.
상술한 바, 이미 전두환이 5월에 벌인 대량학살을 목도하며 그에 대한 신뢰를 잃은 한편
19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많은 외신기자들이 현장에서 취재, 이를 본국으로 보내자
미국 내 여론이 들끓게 되고 이는 미 의회는 "한국 민주화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한, 미 행정부 역시 정보조직을 통해 당시 야당의 지도자인 YS측과도 접촉하였는데
YS의 최측근인 최형우는 "5월 항쟁에 침묵하고 전두환의 후견인 역을 한 미국의 잘못",
"계엄이 선포되고 군이 투입된다면 YS와 내가 직접 광화문 앞에서 분신할 것"이라며 엄포를 놓는다.
(당시 광화문 앞이라 함은 곧 미 대사관 앞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6월 20일. 전두환은 군대를 동원해 시위를 무력진압코자 하였으나, 미국은 CIA를 통해
이러한 계획을 사전에 입수, CIA의 권한으로 전차 5대를 차출한 뒤 수방사와 육군 특작사령부 등
한국이 단독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갑병력의 진출로를 틀어막고 "이 전차를 건드린다면 그것은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보겠다."며 무력시위를 강행, 전두환의 진압군 투입을 막는다.
* 후일, 군 내부에서도 전두환의 지시에 대한 반발이 심했으며, 정작 전두환의 측근인 보안사령관과
특작사령관이 극렬히 반대했고 야전 지휘관급에서도 크게 반발하여 당시 진압군이 출동하였을 경우
군이 포구를 돌려 청와대로 진격할 수도 있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사실상 전두환은 손발이 잘린 상태에서, 올림픽을 앞두고 외신기자들과 해외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
그리고 미국의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21일 민정당 비상총회를 시작으로 사실상 항복절차를 밟게되고
국민들은 갈망하던 대통령 직선제를 포함한 아홉번째 개헌을 이뤄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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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고 시간이 남아 하릴없이 있다가 미얀마 시위 사건을 접하고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보고자 쭉 정리해보았습니다.
결국,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승리하게 된 사건입니다.
우리에게도 중요한 역사이고, 홍콩이나 미얀마 역시 이 사건을 돌이켜보게 되겠죠.
기회가 된다면 송곳으로 유명한 '최규석' 작가의 100도씨라는 만화도 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독재에 저항하는 자는 모두 우리의 동지입니다.
동지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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