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출혈·갈비뼈 골절 발견… 귀신 쫓는다며 14 차례 폭행도

조카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 연합뉴스

10 살 조카를 마구 폭행하고 ‘물고문’을 해 숨지게 한 이모는 무속인으로 조카가 귀신이 들렸다고 믿고 이를 쫓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모 부부는 사망한 조카에게 개똥을 먹게 하는 등 정서적 학대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조카의 시신에선 전신에 걸쳐 광범위한 피하출혈과 갈비뼈 골절이 발견됐다. 식도에서는 탈구된 치아도 나왔다.

◆ 부검에서 갈비뼈 골절, 탈구 치아 확인…개똥 먹이는 등 학대하며 동영상 찍어

7일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원호)는 살인,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 혐의로 숨진 A( 10 )양의 이모 B( 34· 무속인)씨와 이모부 C( 33· 국악인)씨를 지난 5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B씨 부부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지난해 12 월부터 A양이 숨진 지난 2월8일까지 학대행위를 반복했다.

A양이 대소변을 제대로 가지리 못하고 귀신 들린 것처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다는 이유로 파리채와 나무 막대기로 14 차례 폭행했다.

파리채 등을 이용한 폭행은 A양의 사망 전날에도 4시간가량 이어졌고 사망 당일에도 3시간가량 지속됐다.

이후 B씨 부부는 갈비뼈 골절과 전신 피하출혈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A양의 손발을 빨랫줄 끈으로 묶은 뒤 물을 채운 욕조에 머리를 집어넣는 행위를 반복했다.

A양의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속발성 쇼크’와 ‘익사’로 확인됐다.

속발성 쇼크는 외상 등에 이어 산소 부족 상태가 호흡곤란을 초래하는 것이다.

앞서 A양의 시신을 부검한 부검의도 같은 1차 소견을 내놓은 바 있다.

익사가 추가된 이유는 A양의 기관지 등에서 물과 수포가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치아는 물고문 도중 빠진 것으로 보이는데 그만큼 잔혹한 행위가 이뤄진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검찰은 B씨 부부의 A양 사망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충분하다고 판단해 살인죄 기소를 결정했다.

실제로 A양이 사망한 당일 물고문은 오전 11 시 20 분쯤부터 30 분 이상 지속됐다.

이처럼 물고문을 연상시키는 가혹 행위는 지난 1월 24 일 한 차례 더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지방검찰청. 뉴스1

◆ 귀신 쫓는다며 나뭇가지 등으로 14 차례 폭행…방임한 친모도 수사

B씨 부부는 올해 1월 20 일에는 A양에게 자신들이 키우던 개의 똥을 강제로 핥게 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A양에게 끔찍하고 엽기적인 학대를 가하면서 이 과정을 여러 차례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은 이 같은 사진과 동영상 등을 증거로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B씨 부부가 찍은 동영상에 귀신을 쫓아야 한다는 등 B씨가 하는 말이 담겨 있다”며 “학대가 시작된 시점에 B씨가 A양에게 귀신이 들렸다고 믿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의 친모인 D씨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D씨는 딸이 B씨 부부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아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를 받고 있다.

D씨는 귀신을 쫓는 데 쓰라며 복숭아 나뭇가지를 B씨 부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나뭇가지는 A양을 폭행하는 데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22&aid=0003558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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