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女 마스터 5년째 無…삼성SDI는 첫 배출

R&D 임원 '마스터' 제도 삼성전기 삼성SDI 등 계열사로 확산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삼성전자의 기술분야 최고 연구개발 전문가 제도인 '마스터(Master) 제도'가 

삼성SDI 삼성전기 등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009년 삼성전자가 마스터 제도를 도입한지 8년째지만 

삼성전자 전체 마스터 60명 중에 단 2명만 여성이다. 2012년 이후 여성 마스터가 배출되지 못했다. 

지난 11~12일 삼성전자 임원인사에서 '마스터' 승진자 7명이 나왔지만 여성은 단 한명도 없었다. 

남성 비율이 월등히 높은 공학분야 R&D 인력 구조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다만 이날 마스터 제도 도입을 발표한 삼성SDI에서 첫 여성 마스터가 나와 관심을 끌었다. 주인공은 유은선(48) 마스터.

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가인 그녀는 미국 예일대 화학 박사 출신으로 

제일모직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개발1그룹장과 삼성SDI 전자재료사업부 디스플레이소재사업팀 개발1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전년 대비 절반규모로 줄어 6명 승진에 그친 올해 임원인사에서 유일한 여성 승진자다. 

양우영(남) 삼성SDI 소재 R&D센터 소재설계그룹장과 함께 첫 마스터에 올랐다. 

삼성SDI는 지난 2016년도 임원인사에서도 삼성그룹 기술인력 가운데 최초로 여성 부사장(김유미) 승진자를 배출하며 큰 관심을 받은바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유은선 마스터는 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가로 OLED 소재 개발 분야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유은선 삼성SDI 마스터. (삼성SDI 제공)ⓒ News12009년 삼성전자에서 첫 도입된 '마스터' 제도는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한 인사제도다. 삼성전자에 이어 올해 처음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마스터를 선발했다.

'마스터'란 전사의 주요 기술이슈에 대해 의사결정 및 자문역할을 수행하는 임원급 전문가다. 

임원 승진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R&D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들에게 '관리자의 길' 이외에 '전문가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 제도를 통해 삼성전자 연구개발 직군 수석 연구원들은 경영임원으로 성장하는 

'관리자 트랙'과 마스터로 성장하는 '전문가 트랙'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연구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진로를 스스로 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전문가 트랙'을 선택한 연구원들 중 탁월한 기술력을 보유한 연구원들이 기술심사를 통해 마스터로 선발된다.

삼성전자는 선발된 마스터에게 단순히 호칭을 부여하고 수당을 지급하는 수준의 기존 제도들과는 달리 

임금, 차량, 출장지원 등에 대해 임원급에 준하는 처우를 제공하고,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업무환경 등의 특전을 부여한다.

다만 가장 앞선 삼성전자에서는 여성 마스터가 단 2명에 불과하다. 

지난 2011년 12월 여성 최초 마스터 타이틀을 거머쥔 오은미 DMC연구소 마스터와 

장은주 종합기술원 마스터 이후 여성 마스터가 나오지 않고 있다.

'퀀텀닷의 최고 전문가'로 불리는 장 마스터는 2012년 마스터로 선임됐으며 2015년에는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은 매년 분야별로 

뛰어난 업적과 모범이 되는 행동으로 귀감이 된 삼성그룹 계열사 임직원에게 주는 상으로 

삼성그룹 임직원에겐 최고의 영예로 꼽힌다. 특히 핵심 기술을 개발해 미래 기술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임직원에게 수여되는 기술상은 지금까지 모두 남성 임직원이 수상해왔지만 장 마스터가 그 기록을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