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추진 의지 있었지만 결국 불발
우주 정책, 과학으로만 볼 게 아니라 산업·경제 측면도 고려해야 1972년 12월 미항공우주국(NASA) 달 탐사.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우주를 둘러싼 세계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24년 달 착륙을 목표로 추진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우리나라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프로젝트가 과학 사업을 넘어 경제적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사업이어서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사람이 직접 달 탐사에 나서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대한 협약 체결이 지난 14일 있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는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UAE) 7개국이다.

우리나라는 참여가 불발됐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사람이 달을 탐사하는 것을 넘어 달 주위를 도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Gateway)를 중심으로 지구·달 왕복 시스템을 완성하고 최종적으로는 장기 달 탐사를 위한 기본 인프라를 설치하는 것까지 나아간다. 지구 주변의 우주정거장에서 달 거주까지 한 발 더 내딛는 것이다.

달에서의 생존 경험과 기술은 향후 유인 화성 탐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특히 게이트웨이는 화성 비행의 거점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에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9년 제15회 국가우주위원회에서는 '국가 우주협력 추진전략'을 세우고 '달궤도우주정거장'(게이트웨이) 참여 추진을 검토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협정 체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지는 게이트웨이가 달과 화성 탐사의 거점 역할을 하는 만큼 프로젝트 참여국들의 향후 우주 개발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험용 달 궤도선(KPLO) 모식도 (항우연 제공) /News1
우리나라는 대신 NASA와 달 탐사 국제 연구·공조를 하고 있는 것에 의의를 두는 분위기다.

2022년 항공우주연구원은 달 주변을 도는 탐사선(달 궤도선) 'KPLO'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 탐사선에 실리는 탑재체인 NASA의 '쉐도우 캠'은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한다.

특히 KPLO는 달의 극지방을 포함, 극궤도를 돌며 각종 데이터를 측정하는데, 이 데이터가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천문연구원은 NASA 민간 달 착륙선 사업(CLPS)의 탑재체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달에서의 장기 탐사는 '희토류 발굴'이라는 새로운 가능성 또한 가지고 있다. NASA에 따르면 달에서 얻을 수 있는 광물은 네오디뮴, 스칸듐, 세륨 등이다. 달은 대기가 희박해 희토류를 가진 운석이 타지 않고 달 표면에 도달할 수 있어, 희토류가 보존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지구에서는 점차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헬륨도 다량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희토류와 헬륨은 전자산업에서 다양한 방면에서 쓰이고 있다.

한 과학계 인사는 "(이번에 아르테미스 연합에 참여한) 룩셈부르크의 경우에는 정부 차원에서 '우주 경제'라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며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서는 예산 확보·사업 검토 등의 행정절차가 필요하지만, 이는 정부 의지가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보통 우주 개발 사업은 과학분야의 일로 여겨지는데, 산업·안보 등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룩셈부르크, UAE는 전통적인 우주 강국이 아니다. 이들은 1990년 우주 개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우리나라에 비하면 우주 개발 후발 주자들이다. 이런 후발 주자들이 우주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첨단제조업 육성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KDB미래전략연구소의 '우주산업 현황과 스타트업 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룩셈부르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을 대체할 신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우주 산업을 그 주자로 선정했다"며 "우주 정책은 산업 지향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룩셈부르크는 2010년대에 들어서 우주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경제부 산하에 우주 기구를 설립해 투자와 기업 유치 등 산업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7월 아랍권 최초로 화성탐사선을 쏘아 올리고 이번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UAE 또한 자국 경제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율을 줄이려는 방편으로 우주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현 미나미타네의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아랍 국가 중 처음으로 UAE의 화성 탐사선 '아말'(희망)을 탑재한 H-2A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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