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채무자가 자금차입의 대가로 채권자에게 지급하는 이자율이다. 그런데 이런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채무자가 도리어 채권자로부터 프리미엄을 받는 것을 말한다. ‘마이너스 금리’는 주로 채권시장에서 발생한다. 채권 발행자의 신용도가 높아 그 채권을 사려는 투자자는 많은데, 채권 물량이 제한적인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난 10일 정부가 외환보유액 확충을 위해 해외에서 발행하는 국채인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가 유로화 채권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됐다. 이번에 정부는 5년 만기로 7억유로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는데, 밀려드는 투자수요에 발행금리가 -0.059%로 결정되었다. 유럽 밖 나라가 발행한 유로화 국채로서는 최초의 마이너스 금리다. 그날 함께 발행된 달러화 표시 외평채(만기 10년, 6억2500만달러)도 같은 만기의 미 국채 금리에 0.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얹어 발행되었다. 이 역시 외평채 발행 사상 최저 수준이다. 총 14억5000만달러 규모로 발행된 외평채에 전 세계에서 100억달러 이상의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외평채 발행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코로나19 지속 확산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으며, 9월 들어서는 나스닥 주가가 10% 이상 폭락하며 국제금융시장도 불안에 휩싸였다. 외평채 발행을 연기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기우였다.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가 불확실하고 불안한 시장 여건을 모두 극복한 것이다.

이번 성공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외환보유액 확충이다. 이번에 조달된 외화는 전액 외환보유액에 편입된다. 우리는 과거 수차례 위기를 통해 외환보유액의 중요성을 경험했다. 코로나19로 세계 증시가 폭락하고 신흥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출되던 지난 3월에도 우리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회복한 배경에는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이 있었다.

또한 외평채 금리는 국내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 시 지표금리가 된다. 외평채 금리가 내려가면 국내 기업 발행금리도 따라서 내려간다. 외평채의 정기적 발행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외평채의 역대 최저금리 발행이 앞으로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해외채권 발행금리 하락, 해외 차입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큰 의미는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투자자의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특히 철저히 자본의 논리에 입각해 이익을 추구하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평채가 역대 최저금리로 발행되었다는 사실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외평채 발행을 위한 수차례 콘퍼런스콜에서 많은 해외투자자들이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높게 평가했다. 이런 점에서 외평채의 성공적 발행은 그간 방역과 경제, 모든 분야에서 우리 국민이 보여주신 헌신적인 노력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마이너스 금리는 우리 국민들에게 주는 해외투자자들의 선물이다.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있는 국민과 기업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한국 경제의 조속한 회복과 재도약을 위해 진력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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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9140300075#csidxcb0323c4429a747ba43d39796c1811e 

채권을 파는데 유로화 돈받으면서  10년후 돌려 줄땐 이자가 붙는게 아니라 원금보다 적게 돌려주면 되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