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수사기밀 유출’ 이태종 전 법원장 ‘무죄’

집행관 비리 검찰 수사자료 유출 혐의

“철저한 감사 목적…혐의 모두 무죄”

사법농단 사건 네 차례 연속 무죄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관 중 네 번째 무죄 선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김래니)는 18일 공무상비밀누설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법원장은 2016년 10~11월 서울서부지법원장 재직 시절 집행관 사무소 소속 직원들이 연루된 비리 사건의 검찰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으로 수사기밀을 빼돌려 법원행정처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전 법원장이 당시 기획법관이었던 나상훈 판사를 통해 해당 사건 관련 영장청구서와 검찰 진술 내용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법원장은 이 과정에서 법원 사무국장 등 직원들을 시켜 영장 사본을 확보해 보고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수사자료 보고를 지시한 이 전 법원장이 수사확대를 막을 목적을 갖고 있진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처장에게 (수사자료 전달 관련) 지시를 부탁받은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수사확대를 막을 조처를 마련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법원장으로서 철저한 감사를 지시한 것으로 보일 뿐 수집된 자료를 보더라도 내부 감사용으로 필요한 자료 외에 다른 법원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집행관 비리 사건 영장 청구 결과와 관련해서도 “법원이 자의적으로 영장을 기각하는 등 (영장 발부를) 저지한 사정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전 원장의 직권남용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법원 직원과 당시 영장전담 판사들의 진술 내용을 보면 모두 이 전 원장이 감사를 지시했을 뿐 수사 상황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며 “기획법관이었던 나 판사가 자료를 얻은 것은 (이 전 원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나 판사 스스로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온 이 전 원장은 “30년 넘게 일선 법원에서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재판해온 한 법관의 훼손된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는 말을 남겼다.

검찰은 이 전 원장 혐의와 관련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차장도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직권을 남용해 이 법원장에게 수사 내용 수집을 지시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봤다. 

하지만 이 법원장이 무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에 양 전 원장 등의 재판에서도 이번 판단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한줄 요약 >

사법농단 게이트 로 폭로된  이명박/박근혜 적폐 정권의 판사세력 재판이 줄줄이 무죄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