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효과 날수도…” 충북도, ‘일본 전범기업 불매 조례’ 도의회에 재의 요구
이삭 기자 [email protected]

충북도는 지난 2일 충북도의회가 의결·이송한 ‘충청북도 일본 전범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한에 관한 조례안’을 재의요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의 국제정세, 경제상황 등을 바탕으로 국익과 도익(道益)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조례안을 공포하기에 앞서 더 검토할 사항이 있어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조례를 의결한 지방의회 4곳 중 재의를 요구한 것은 충북이 처음이다.

이 지사는 “조례안의 입법 취지에는 적극 공감한다”며 “하지만 조례안 공포 때 실익보다 오히려 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며 재의 요구 이유를 설명했다.

충북도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WTO에 제소한 일본의 수출절차 우대국 제외 조치 판결에 이번 조례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지방계약법)에 저촉될 가능성도 있다.

전범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고 광범위하다 보니 조례 시행에 어려운 점도 이유로 꼽았다.

앞서 지난 17일에 전국 시·도의회 의장단협의회는 일본 전범기업 제품의 구매를 제한하는 조례안 입법 절차를 중단하자고 결의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국익과 도익이라는 큰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하게 됐다”며 “하지만 도의회의 입법 취지엔 적극 공감하고 국민에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충북도의회는 도의 재의요구에 따라 다음 회기에 조례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출석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으로 재의결하면 조례로 확정된다, 하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조례안은 폐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