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범죄자 중 재범자 75%는 또 다시 불법촬영했다
김원진 기자 [email protected]

법무부가 26일 발간한 ‘2020 성범죄 백서’를 보면 불법촬영으로 처벌받은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의 동일 범죄 재범율이 75.0%로 성범죄 유형 중 가장 높았다. 불법촬영으로 처벌받은 사람 중 재범을 저지른 4명 가운데 3명은 불법촬영 범죄로 또 다시 처벌받았다는 의미다. 강제추행(70.3%), 공중밀집장소 추행(61.4%)의 동일 범죄 재범율도 높았다.

불법촬영범죄 처벌은 벌금형(56.5%)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집행유예(30.3%)가 뒤를 이었고, 징역형은 전체 8.2%였다.

성범죄 재범자(2901명)의 36.5%(1058명)는 같은 장소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실도 드러났다. 지하철이나 기차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다시 지하철 또는 기차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비율이 62.5%로 가장 높았다. 목욕탕·찜질방·사우나(60.9%), 버스(53.1%), 공중화장실(44.8%)에서도 같은 범죄를 반복해 저지른 비율이 높았다.

법무부는 성범죄 발생 장소가 교통수단, 찜질방 등 대중이용시설이 많은 것은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장치 확산의 영향으로 봤다. 불법촬영범죄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불법촬영범죄는 2013년 412건에서 2018년에는 2388건으로 5.8배 늘어났다. 불법촬영범죄자의 연령은 30대(39.0%)와 20대(27.0%)에서 가장 많았다.

‘2020 성범죄백서’는 2000년 7월 청소년 대상 성매수자 신상공개제도가 도입된 뒤 20년간 누적된 성범죄자 7만4956명과 성범죄 재범자 2901명의 특성을 분석했다.

법무부는 많은 성범죄자가 유사한 수법으로 재범한다는 점을 감안해 신상등록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신규 등록된 대상자는 연평균 1만2755명이다. 신상 등록대상자의 범죄유형은 2018년 기준으로 강간(30.5%), 강제추행(44.1%), 카메라 등 이용 촬영(12.4%)이 전체 등록대상의 약 87%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