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아이즈원·엑스원 멤버 전원 투표 전 결정···워너원 1명도 조작
김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중앙지검이 국회에 제출한 엠넷 <프로듀스> 제작진 및 연예기획사 대표 등에 대한 공소장을 6일 확인한 결과, CJ ENM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총괄 PD) 등은 각각 지난해와 올해 방송된 <프로듀스48>과 <프로듀스X101>의 데뷔 그룹 아이즈원과 엑스원 멤버 전원을 시청자 유료 문자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미리 선발한 혐의(사기 및 업무 방해)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 PD는 2017년 방송된 <프로듀스 101 시즌2>의 데뷔 그룹 워너원 멤버 중 1명도 득표수를 조작해 데뷔시킨 혐의도 받는다.

공소장에 따르면 안 PD와 김 CP 등 3명은 <프로듀스X101>의 최종 생방송 경연을 이틀 앞둔 지난 7월17일 엑스원 멤버로 데뷔시키고 싶은 연습생 11명과 그 순위를 임의로 정했다. 순위에 따라 연습생별 총 투표수 대비 득표 비율도 미리 정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29일에도 이틀 뒤에 방송될 <프로듀스48>의 최종 생방송 경연에서 아이즈원 멤버가 될 연습생 12명과 순위, 득표율을 미리 정했다.

공소장은 안 PD 등이 엑스원과 아이즈원을 크게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데뷔 전력이 있거나 그룹 콘셉트에 맞지 않는 연습생 등을 최종 멤버에서 제외하기 위해 이같은 조작을 했다고 봤다.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멤버 선정에 영향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프로듀스48>과 <프로듀스X101>의 유료 문자 메시지 투표는 CJ ENM에 총1억2465만원에 달하는 수익금을 남겼다.

<프로듀스 101 시즌2>로 데뷔한 워너원 멤버 중 1명은 최종 생방송 당일 득표수 조작으로 결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6월16일 안 PD는 사전 온라인 투표와 생방송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데뷔가 가능했던 연습생 ㄱ씨 대신 11위 밖에 있던 연습생 ㄴ씨를 워너원 멤버로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공소장은 CJ ENM 음악 사업부가 이같은 조작 사실을 모른 채 워너원, 아이즈원, 엑스원 멤버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활동을 관리했다고 봤다.

최종 순위뿐만 아니라 중간 선발 과정에서의 조작도 드러났다. 공소장을 보면 안 PD 등은 지난 5월 <프로듀스X101> 60명을 뽑는 1차 선발에서 온라인 투표와 현장 투표 결과를 조작해 본래 선발 대상이었던 연습생 ㄷ씨를 탈락시키고 60위권 밖에 있던 연습생 ㄹ씨를 선발했다. 20명을 뽑는 3차 선발에서도 투표 결과를 조작해 합격권에 들었던 연습생 2명 대신 다른 2명을 선발했다. 안 PD는 <프로듀스 101> 시즌1의 실제 1차 선발 대상이었던 연습생 2명 대신 다른 두 명을 임의로 올렸다. 시즌2에서는 김 CP가 1차 선발 대상자였던 1명을 탈락자와 바꿔치기 했다.

제작진과 기획사 임원 간 유착 정황도 드러났다. 안 PD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강남구의 유흥주점 등에서 <프로듀스48>과 <프로듀스X101> 출연과 유리한 편집을 대가로 연예기획사 4곳의 임원 5명으로부터 총 47회에 걸쳐 술 등 4683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안 PD는 배임수재 및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