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OS 대체까지 수 년 필요"

세계 2위 스마트폰사업 급제동

내부업무·고객서비스 차질예상

대만 TSMC 거래중단 여부 촉각

화웨이, 美 제재 일파만파

중국 화웨이가 구글 안드로이드 OS (운영체계)를 쓰지 못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큰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핵심 거래기업인 대만 TSMC 도 화웨이와의 거래중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화웨이가 주력인 스마트폰, 통신장비 등을 비롯해 전체 사업영역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19일 전문가들과 외신에 따르면 미 정부가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대상으로 못 박은 긴급조치가 발효됨에 따라 퀄컴, 코보 등 주요 부품 제조사들은 17일(현지시간)부터 부품 공급을 중단했다.

화웨이는 지난해에 92개 핵심부품 공급업체 명단을 발표했는데, 이 중 미국 기업이 32곳에 달했다.

실제 화웨이가 지난해에 집행한 구매예산 700억 달러 중 110억달러를 미국 제품을 구입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화웨이와 거래하는 주요 미국 기업은 플렉스·브로드컴·퀄컴·마이크론·시게이트 등이다.

이들 기업과의 거래가 끊기면서 화웨이는 통신장비와 서버,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도 당장, 이미 수주한 5G 장비를 제때 납품하지 못하고 기존에 구축한 장비를 유지관리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다.

화웨이는 미국산 제품 구매금지 조치에 대비해 핵심 부품의 경우, 6개월에서 1년 치 이상의 재고를 확보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정부가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강한 수위의 제재를 발표하면서 대응에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화웨이 스마트폰의 핵심인 구글 안드로이드 OS 도 미국 SW 라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화웨이는 자체적으로 스마트폰 OS 를 개발하고 있지만 안드로이드를 대체하려면 최소 수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안드로이드 탑재가 불가능해질 경우,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선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은 급전직하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화웨이는 중국 내수 뿐만 아니라 동남아, 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하며 스마트폰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다 화웨이가 사용하는 각종 IT 솔루션도 미국산 비중이 높다. 이번 제재로 화웨이는 내부 업무 수행과 고객서비스에 당장 차질을 빚게 됐다. 여기에다 해외 기업이라도 미국 기술이나 제품이 들어간 제품은 화웨이에 공급이 금지된 점도 큰 타격이다. 미국 수출관리법은 원칙적으로 미국 제품이나 SW 가 25% 이상 포함된 제품에 모두 적용된다.

이에 따라 TSMC, 도시바 등 비 미국계 기업들은 미 정부 조치가 사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파악하면서 대응전략 수립에 나섰다. 특히 TSMC 의 대응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TSMC 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 업체로, 애플·화웨이·퀄컴 등이 위탁한 시스템반도체를 만들며 성장해 왔다. 당분간 화웨이에 대한 칩 공급을 계속 한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상황 변화 시 중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화웨이는 10년 전부터 반도체 기술에 투자, 칩설계 회사인 하이실리콘을 두고 있지만 TSMC 의 첨단 제조설비가 없으면 생산이 불가능하다. TSMC 는 화웨이의 첫 7나노 공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AP )를 제조하고 있다. 테레사 헤팅보 하이실리콘 사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최악의 조치 발표 후 생존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글로벌 기술 협력과 공급망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제조사인 도시바메모리는 자사 제품에 미국 기술이 포함돼 있는지 공식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일 관계를 감안하면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을 가능성이 있다. 이노룩스, 재팬디스플레이 등도 자사 사업의 미국 기술 의존도와 미 정부 조치로 인한 영향 파악에 분주하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CEO 는 18일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일본 주요 매체와 만나 "이번 조치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올해 매출 증가율이 20%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 WTO (세계무역기구) 제소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미국에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한 ZTE 같이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강경기조를 예고했다. 첨단부품 공급기업 변경과 관련해서는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면서 자체 생산 및 미국 밖에서의 조달비율을 높여왔음을 시사했다. 실제, 화웨이는 세계 1~2위 기업의 부품만 쓰는 전략에서 올해 들어 공급선을 부품당 3~4곳으로 늘리고, 시스템반도체를 2021년까지 자체 개발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런정페이 CEO 는 일본 기업과의 관계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강조했다. 화웨이는 일본 기업에서 올해 기준 약 7조원 규모의 부품을 수입한다. 기술력과 공급능력에서 미국에 뒤지지 않는 일본 기업을 구원투수로 기대하는 것.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일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응할 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조치가 세계 산업계 전체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찰리 다이 포레스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시장 선두주자인 화웨이의 위기는 글로벌 5G 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 면서 "노키아와 시스코가 공백을 일정 수준 메울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5G 도입 속도가 둔화되고 세계 이동통신사와 소비자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정부의 조치와 관련해 프랑스·독일·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은 미국 정부와 다른 노선을 걷겠다는 움직임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화웨이를 포함한 특정 기업을 배제하는 정책을 펴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러미 라이트 영국 문화부 장관도 미국의 결정과 별개로 독자적인 심사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29&aid=0002527782

흥미진진하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