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5&aid=0002893227

"저는 그 학생의 담임 교사도, 수업을 가르친 적도 없습니다. 같은 학교 선생과 제자였다는 이유만으로 더 무거운 벌을 받는다는 건 부당합니다." 

2013년 3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서모씨(36)는 전북의 한 중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했다. 서씨는 같은 학교 1학년 학생 김하나(가명)양을 알게 됐다. 서씨는 김양이 자신을 좋아해 자신의 요구를 쉽게 거부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 김양을 추행하기 시작했다. 

2013년 12월 학교 복도에서 김양의 패딩점퍼 안에 손을 넣어 김양의 배와 허리를 만지는 것이 시작이었다. 그 뒤 서씨는 피해자의 집 지하주차장, 피해자의 집, 무인텔, 본인의 집, 고등학교 도서실 등 장소를 옮겨가며 피해자를 성추행하고 성폭행했다. 서씨는 김양을 "일일 부부 체험을 하자"는 등의 말로 유인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서씨의 범행은 2017년 11월까지 4년간 18회에 걸쳐 계속됐다. 

1심 재판부는 "서씨는 교사로 학생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하고 교사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점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징역 9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범죄에 취약한 학생을 대상으로 보호 의무가 있는 교사가 저지른 범행이기 때문에 형이 가중됐다. 또 서씨가 2014년 1월 결혼하고서도 김양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범행을 저지른 점, 서씨의 아내가 출산 때문에 병원에 입원 중일 때도 김양과 성관계를 가진 점 등을 감안했다. 

서씨는 항소했다. 자신의 범죄 사실은 인정하지만 본인은 김양의 담임 교사가 아니었고 수업을 가르친 적도 없으므로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것은 법원의 판단 잘못이라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초·중등학교 교사는 해당 학교의 모든 학생이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교육할 의무를 부담한다"며 "김양은 서씨의 보호와 감독을 받는 청소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교사가 학생의 담임교사 또는 수업, 학생지도 담당이 아니라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며 서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2심 재판부는 서씨가 1심 판결을 받고 5일 뒤부터 시행된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법에 따라 서씨에게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을 추가로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원심이 옳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