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자가검사키트 학교에 부적절”···권덕철 장관도 “키트로는 확진 못해”
김서영 기자 [email protected]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자가검사키트는 신뢰성이 높지 않다”며 학교에 적용하기 어렵단 의견을 재차 밝혔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국내에 식약처 승인을 받은 자가검사키트는 없다. 키트만으론 코로나 진단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학교와 노래방 등에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자고 제안한 것에 교육·방역 당국 모두 우려를 표한 것이다.
유 부총리는 2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와 “서울 지역 학교에 자가검사키트가 아닌 신속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이느냐”란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자가검사키트는 아직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게 없다”며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보면 자가검사키트는 양성과 음성의 판정에 대한 민감도, 정확성이나 신뢰성이 아직 높지 않다”고 답했다.
유 부총리는 이어 “학교에서 방역으로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판정이 나면 그 학급, 학년 전체가 검사를 받거나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는데 이게 만약 위양성일 경우에는 학교 현장이 굉장히 혼란스러워진다”며 “자가검사키트를 학교에 적용하는 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가검사키트의 정확도는 통상 20~3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교육부는 21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대학 및 학원을 대상으로 집중방역기간을 운영하고, 서울 지역의 경우 시범적으로 이동형 검체팀을 꾸려 학생과 교직원 중 희망자에 한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방역 체계 하에서 학교 관계자들의 보다 빠른 검사를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 자격을 갖춘 전문인력을 3인 1조로 구성해 학교를 순회하며 무증상자 중 희망자에 대한 검체채취를 실시한다. 다른 지역으로의 확대 여부는 시범사업 이후 판단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학생과 교직원들의 접근성을 높여 편리하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동형 PCR 검사팀을 운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보다 앞서 서동용 의원의 질의를 받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국내에서 사용 승인된 자가검사키트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서 의원이 “(오세훈 시장이 말한) 키트를 사용해도 코로나 여부를 진단할 수는 없는 것이냐”고 묻자, 권 장관은 “그렇다. 자가검사를 통해 양성이 나오면 다시 PCR 검사로 확진해야한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자가진단키트’와 ‘자가검사키트’의 구분에 대해서도 “진단은 의사 등 의료인이 전문가로서 검사 결과·증상을 종합해서 질병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고, 자가검사는 자기 스스로 전문가의 판단없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오세훈 시장이 말한 것은 ‘자가검사키트’”라고 밝혔다.
관계 부처에서 자가검사키트 도입을 우려하는 것에 대해 서울시는 “식약처에서 허가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할 생각은 전혀 없다. 키트 사용 방안에 대한 질병관리청의 검토 의견이 나오면 교육청, 학교 등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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