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한 세상을 제대로 된 세상으로 변모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 목표는 너무나도 너무나도 멀어서
다다르기는커녕 근접하기조차 어렵다.
그래서 그걸 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사람들은 무능해 보이게 마련이다.
그 목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몽상가로 보이기 십상이다.
때로는 광신자라 비난받는다.
한편에는 세상이 부조리하면 할수록 자기 배를 불리기에 유리하다는 걸 알고,
자기 배만 부르면 세상은 어찌 되건 아무 상관이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소시오패스라 부른다
가족이, 이웃이, 민족이 어찌 되건 간에 독립운동가 때려잡고 천황께 충성을 맹세하던 자들이 그에 속한다.
계좌에 얼마를 꽂아주기만 하면 역사가 어찌 왜곡되어도 마음에 아무런 그늘이 드리우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사람이다.
그런데 그들이 그렇게 특별한 사람은 또 아니다.
통계적으로 100명 중 4명이 소시오패스라고 하니까.
25명 중 한 명.
요즘 기준으로는 한 학급에 한 명쯤.
내가 학교 다닐 땐 최소한 한 반에 두 명 이상은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누가 소시오패스이고 누가 보통사람인지 구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소시오패스는 공감능력이 없기 때문에 거짓말을 할 때도 표정과 말투에 죄책감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공감능력이 뛰어나 그만큼 세상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책임감을 가지는,
그리고 그것을 덜어주지 못하는 무력감에 자존감이 무너지는,
여전히 비참한 세상에 죄책감을 느끼고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소시오패스처럼 보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깨끗이 속는다.
소시오패스의 당당한 행보에
“설마 저게 거짓말이려고”
정직한 사람들이 자살에 이르는 걸 보며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려고”
라면서
괴벨스는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나치의 진정한 흉괴는 히틀러가 아니라 괴벨스였다.
“나에게 어떤 사람이 말했다고 알려진 문장을 두 개만 달라. 나는 그 두 문장으로 그 사람을 민족의 영웅으로 만들 수도 있고 민족의 반역자로 만들 수도 있다.”
표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저런 뜻이었다.
저게 바로 나치의 원동력이었다.
명배우 히틀러를 앞세운 괴벨스의 선전전에 힘입어,
역사상 드물게 보편적으로 지적이고 꽤 훌륭한 시민사회였던 바이마르 공화국이 한 순간에 제3제국으로 변태해버리고만 것이다.
인류 역사에 유례가 없었던 저 기현상을 목도한 전세계 권력자들은 깊이 고양되어 온힘을 다해 그것을 연구했다.
나치는 최악의 적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닮고 싶은 이상적인 모델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국민이 스스로 선택하는 독재라니!
그곳엔 혁명의 위험조차 따르지 않는다.
그리고 저게 바로 지금 우리 언론이 추구하는 바이다.
높은 이상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사소하기 그지없는 허물을 들추어 천하의 위선자로 선전하고
세상천지 이런 사기꾼이 없는데 그자의 허풍을 다시 없을 혁명가로 포장해준다.
양식이 있는 사람들도 같은 논조의 뉴스를 1년 2년 반복해서 듣다 보면 삶의 무게에 더해져 그만 지쳐버리게 마련이다.
언론이 믿으라고 말하는 사람을 믿고, 미워하라 말하는 사람을 미워하게 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는 않을 거라 믿으면서
설마 거짓말을 일년 내내 하려고,
이렇게까지 얘기하는데도 결국 반박을 못했다면 이게 사실이겠지,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알아보기엔 내 코가 석자라고!
그런 마음으로.
이게 바로 진실을 멀리하고 괴벨스의 전통을 계승한 우리 기레기들의 무기인 거다.
전체 인류의 1퍼센트도 안 되는 인간이 전체 부의 50퍼센트를 독점하고,
(2015년 자료 기준으로) 새로 창출되는 부의 82퍼센트를 상위 1퍼센트가 빨아들이는 이 불공정한 체제를 유지하는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욱 가파르게 깎아
배고픈 자들에게는 한 숟갈이 아쉽고
배부른 자들의 곳간에는 이미 썪어나는 곡식이 더 쉽게 흘러들어가게 만들어줌으로써
그 대가로
부자의 자루에서 넘쳐나는 그 몇 안 되는 곡식 알갱이를 자기 주머니에 담아 넣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자판을 두드리는 기자들이여
유혈 혁명을 한다면 가장 먼저 기자들을 작대기에 꽂아 산 채로 불태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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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회게에 올렸다가 옮겼습니다. 아직 술이 안 깨서 대단히 이성적이거든요.
(유머)
이젠 한국인 탓하고 있는 그 김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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