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폭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심란합니다.

저는 중학교때 별명이 류마티스였어요.

중학교때 교사 한 명이 내 장애의 이유인 병명을 두고 내 별명을 류마티스라고 지칭한 이래,

정말 친한 친구 몇과 일부 교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저를 류마티스라고 불렀거든요.

저는 학폭의 대상이 될 정도도 못됐어요.

일진에겐 의미없는 장애자 A이자 그저 류마티스였기에 아웃 오브 안중이었고

그저 반에서 최약체로 불리는 일부애들에게도 놀림당하던 존재였으니까.

그냥 자연스러운(?) 깍두기였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내 앞에서 절뚝거리는 걸음을 한참 걷다가 킥킥거리며 돌아갔고

누군가는 내 앞에서 넌 원더보이야. 신비한 소년이지. 넌 남들과 달리 목발을 짚고 다니거든. 이라고 말했죠.

누군가가 특정되진 않았지만 꽤 많은 녀석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그 짓거리들을 해댔죠.

그래서 전 피해를 입은 기억은 있는데..

성장해서 어른이 된 이후에도 누구에게 분노해야할지 몰랐어요.

그냥 그렇게 마음에 담아두고 살아가는 거죠.

그런데 저는 이미 40대가 넘어 편해질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가끔 중학교때 꿈을 꿔요.

그곳에서 여전히 저는 류마티스라고 불리고 아무 이유도 없이 놀림을 당하죠.

답답한게.. 이미 현실에선 그런 찐따는 벗어났는데.. 꿈속의 난 여전히 같아요.

여전히 찐따고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 순간을 흘려 넘기며 참죠.

그리고 꿈에서 깬 이후엔 누구에게 향해야할지 모를 분노를 삭이고 말죠.

물론 예전보단 많이 편해졌어요.

그때보단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하기도 했구요.

그럼에도 요즘 학폭이라는 이슈가 계속 올라올때마다..

이 기억이 고개를 살짝살짝 내밀어요.

나이 처먹고 이렇게 휘둘리는 게 말이 되나?

그래도 불혹이 지났는데.. 싶은데..

어릴 적 트라우마라는 게 그렇게 쉽진 않네요.

그냥.. 학폭 관련 게시물들을 보다가.. 심난하고 답답해서.. 한마디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