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13년 쓰다가 손절한 이유 (feat. 빅서게이트)

빅서게이트가 조금씩 주목을 받는 모양입니다. 

(관련 게시글  http://etoland.co.kr/bbs/board.php?bo_table=etohumor03&wr_id=1827525)

그런데 많은 분들이 

'as도 안되고 소비자들 개돼지로 아는 그런 제품을 왜쓰냐'

라던가 

'비싼돈 주고 감성 찾으니 그꼴이지'

라는 쪽이 주류인거 같더라구요.

이 정도로 애플을 까기에는 조금 아쉬운 감이 있죠.

그래서 제가 맥을 쓴 이유와 손절한 이유를 써볼까 합니다.

일단 저는 아이폰은 안써봤습니다. 2009년인가 2010년 쯤 아이팟 터치를 써본적은 있지만,

아이폰은 써보지 않아서 뭐라 말은 못하겠습니다.

대신 맥은 좀 오래 썼죠.

물론 모든 맥을 다 사고,  버젼마다 장단=을 줄줄 꿰는 하드유저는 아닙니다만,

그 비싼 맥을 돈 안 아까울 만큼은 썼다고 자부는 합니다. 

제 첫 맥은 2006년에 219만원이가 주고 산 core2duo 맥북프로였죠. 

당시 첫 osx가 타이거였었습니다.

여튼 첫번째 얘기는,

"대체 왜 맥을 쓰는거냐?"

일단 스벅에 맥북 이라는 허영의 상징으로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대게 이런 사람들은 윈도우만 쓰죠... 잘 써봐야 키노트로 pt하기... 이것도 썰 풀려면 할말이 많지만...)

쨋든 이건 패스입니다. 

왜냐면 이걸로만 맥을 까기엔 너무 '간단'하니까요.

저의 경우는 영상을 전공했기 때문에  순수하게 final cut pro 때문에 샀었죠.

그래도 당시 맥북프로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200만원이 훌쩍넘는 고가 장비이지만,

충분히 돈값이 되는 물건이었다고 생각해요.

이유는 

1. 지원되는 슬롯이 충분했다.

1394, 외장확장용 익스프레스 슬럿도 있었고, usb포트도 많이 달렸고요.

3.5파이 오디오단자도 입력 출력이 두개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당시는 다 그렇긴했습니다만...) 

뭐당시 노트북이 다그랬지만 랜포트도 있었고요.

모니터 확장 포트도 dvi 였습니다. (당시 대부분은 d-sub이었죠)

입력 출력도 가급적 대역폭이 큰 포트들로 구성되었던것이 좀 매력적이었던것 같았습니다.

2. 최적화와 안정성

이건 누구나 다 아는 맥의 장점이죠.

(하지만 동시에 제가 손절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애플은 하드웨어 설계부터 os최적화까지 지들이 다 해먹기 때문에,

이부분에서 일반 윈도우pc가 따라잡는건 아무래도 무리인거 같긴합니다.

특히 대단하다고 느끼는건 발열 부분입니다.

단순히 소프트만 안정적으로 잡는게 아니라, 

하드웨어 설계부터 소프트 제어까지 발열을 최대한 잡기 위해 상당히 애쓴 흔적들이 오랜기간 사용하며 많이 느껴지더군요.

발열을 잡아주니 사용 수명이 긴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3. 블루스크린에서 자유로움

제가 맥을 처음쓰던 2000년대 중후반만해도 작업자들의 가장 큰 적은 블루스크린이었죠.

정말 요즘은 엄청 안정적이 되었습니다만,

당시 맥은 혁신적이라고 생각할 만큼 os가 멈추는 일이 없었습니다.

2006년에 산 맥을 더이상 못 쓰게 될 때까지  osx가 멈춘일이 10회 이내였으니까요.

4. 사용의 용이함.

이건 osx가 더 편한 os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얘들이 다 만드니까 세세하게 세팅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랄까요...

드라이버 일일이 잡아줄 필요도 없고

굳이 발열이나 오버클럭 이런것도 할 필요가 딱히 없습니다.

물론 서드파티앱으로 쿨러의 rpm을 강제 조정한다거나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써본 후기는 

굳이 그러지 않고 파는데로 갖다 써도 딱히 신경쓸게 없더라....

였습니다.

요약하자면,

맥의 장점은

1.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고,

2. 꽤 빨랐고,

3. 현업에서 쓰기에 충분한 포트가 있었다.

4. 그냥 바로 쓰기 편하다. 

였었습니다. 

이후로 2개의 맥을 더 샀는데

2011 mid imac 27인치와

2013 late 맥북에어 13인치 였습니다.

imac은 꽤 속을 썩이긴 했습니다만, 

셀프로 ssd와 램을 업글하고 

아직 서브로 쓰고 있고요.

맥북에어는 보드의 땜납에 크렉이 생겨서 

못쓰고 있는데 (수리비가!!!!) 

이 세대의 결함이라고 하더군요.

어쨌든 노트북이고 일체형 pc 치고는 평균 7년에서 8년은 부담없이 썼던것 같습니다.

보통 노트북도 7~8년 쓸수는 잇겠지만

저는 그 기간동안 엄청 렌더링 돌리고 

파일 i/o를 계속 하고

그래서 팬도 겁나돌고 cpu도 겁나 뜨거워지고

며칠동안 계속 켜놓고 작업돌리기도 하고 그랬던거라

나름 돈값 한다고 생각이 들었더랬죠.

그런데..

제가 이렇게 나름 만족했던 맥을 손절한 이유는

위의 나열한 장점이 모두다 없어져버렸기 때문이죠. 

일단

1. 포트가 사라짐.

망할 thunderbolt!!!!!

저는 thunderbolt가 개인적으로 참 싫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좋습니다.

대역폭도 속도도 빠르니까요. 

그런데 얘 하나로 여럿 포트가 사라졌고,

이걸 쓰려면 빌어먹을 그 비싼 주렁주렁이들 을 

'사고'

'들고'

'달고' 

다녀야 합니다.

게다가 이 주렁이들은 비싸기는 더럽게 비싸죠. 

2. os 버전업 주기가 짧아짐.

제가 손절한 가장 큰 이유중 하나입니다.

빅서게이트도 이 부분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는 작업자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내가 사용하는 소프트가 안정적으로 잘 돌아가야 한다' 입니다.

제가 작년말까지 일할때 쓴 osx는 공교롭게도 요세미티였습니다.

지금은 엘케피탄까지는 깔았습니다만, 이것도 지금 imac을 작업용으로 쓰지 않기 때문에 깐것이기도하구요.

언제적 os를 여태 쓰냐고 할수도 있겠습니다만, 

마운틴 라이언이었나... 그맘때즘부터 os버전업 주기가 1년으로 줄었습니다.

이게 아주 그지 같습니다 .

왜냐면, 

 2-1 프로그램들의 안정성이 떡락함.

  제 개인의 경험이라 국한된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매버릭스에서 요세미티로 넘어갔을 때 일이었습니다.

  주로 쓰던 프로그램의 주로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순간

  프로그램이 그냥 튕겨버리더군요. 물론 모든 작업분량은 사라지고요.

  더 �x이었던건 손이 그 작업을 기억하니, 계속 튕기는 거죠... ㅋㅋㅋㅋ

  결국 이전 버전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몇년지나 요세미티를 깔았을때는 그 현상이 사라졌더군요.

  프로그래머가 아니라서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몇번의 경험뒤에 배운건 일단 os업글은 가능한 하지 말자

  였습니다.   

 2-2 그런데 os업글을 안할 수가 없음.

  이게 제일 그지 같은겁니다.

  애플 이 개놈시키들은 몇년지나면 아예 지원을 끊습니다.

  이게 저를 어떻게 ㅈ되게 했냐면, 

  어떤 프로그램을 예전 os버젼에 맞춰서 안정적으로 씁니다.

  os가 최신 버젼과 좀 벌어지면 이런일을 만납니다.

  '이 파일은 니 프로그램보다 더 상위버젼에서 열수 있단다~'

  그러면 프로그램의 상위버젼을 구해봅니다. 설치를 하려하면

  '이 프로그램은 니 os보다 더 상위버젼에서만 깔 수 있단다~'

  그래서 상위버젼을 깔면 다른 프로그램에서 자꾸 버그가 나오고 튕깁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진짜 화나는 이유는 이거죠.

 애플은 오래된 하드웨어에 신형 os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 얘기는 즉, 

 이 장비를 만족하고 계속 쓰고 싶어도, 

  하드웨어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도,

 결국 오래된 맥에는 os도 못깔고 , 

  오래된 os에서는 새로운 버젼의 파일도 안열려서  

  결국 있어도 못쓰는 일이 생긴다 는 거죠.

 네~

얘들이 이러는건 딱 이거죠.

"신형맥을 사렴. 모든게 해결된단다~"

이게 제가 애플을 손절한 가장 큰 이유 입니다.

기분탓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애플의 이 유저를 기만하는 행보는

아무래도 팀쿡 이후로 더 노골적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작업자들이 그동안 신뢰해온 맥의 장점을 차버리고

감성 x 가격으로만 일관되게 달려가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저로선 더이상 맥에 돈쓸이유가 사라지는거죠.

그때 눈을 돌리니 윈도우10이 빛나고 있더군요.

내부적인 대형 업데이트가 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이게 마지막버젼이고,

하드웨어들이 너무 눈부시게 좋아져서 이젠 맥과 성능차이도 거의 없고

무엇보다 os 업데이트 버젼 때문에 파일을 못여는 일따위는 없고요.

지금은 맥용 소프트를 쓰지 않아도 괜찮게 되어서 과감하게 손절했습니다.

물론 윈도우pc가 훠얼~씬 좋다고 말할수는 없습니다.

맥의 장점도 분명히 있거든요. 

하지만 일부 타입이어도, 작업자에게 매력없는 맥에게 남는 소비자는 누가 될런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살거고,

아직 영상쪽에서는 대체 불가한 영역들이 있겠지만요...

뭐 결론은 이런거 같습니다.

'음... 노트북이 필요한데... 맥 괜찮지 않나?'

정도라면 

사지마세요.

'와 씨 먹고 살라면 진짜 이것밖에 안되는데

이거 맥에서만 돌아가잖아... 

ㅅㅂ 이 돈주고 이거 사야돼???' 

하는 분들은 사셔도 괜찮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