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는 '프리패스'?…국회 퇴직공직자 99%가 취업제한심사 통과

금배지는 '프리패스'?…국회 퇴직공직자 99%가 취업제한심사 통과
조해람 기자 [email protected]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지난 2016년부터 2020년 9월10일까지 5년 동안 취업제한심사를 받은 국회 퇴직공직자 193명 가운데 192명이 심사를 통과해 취업승인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취업심사제도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직자의 이해충돌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공직자가 퇴직 후 취업을 목적으로 특혜성 정책을 추진하는 등 폐해를 방지하자는 취지다. 원칙적으로 4급 이상 공무원은 퇴직 전 5년간 소속됐던 부서의 업무(2급 이상은 소속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사기업·공직유관단체 등에 3년 동안 취업할 수 없다. 취업제한기관에 취업하려면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새 직장의 업무가 퇴직 전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없다는 확인을 받아야 한다.

취업제한심사를 받은 국회 퇴직공직자는 국회의원이 43명, 보좌관이 102명, 국회사무처 소속 공직자가 36명, 교섭단체 소속 공직자가 12명이었다. 취업이 제한된 1명은 국회의원이었다. 절반 가량인 107명이 사기업에 취업했고 공직유관단체 35명, 협회 19명, 법무법인 17명, 학교법인 11명 등이었다.

취업제한심사 이전에 이미 취업한 이들도 약 50%에 달했다. 분석결과 심사 2~6개월 전 취업한 퇴직공직자는 41명, 7~12개월 전에 취업한 공직자는 28명이었다. 취업 후 1년이 넘은 시점에 심사를 받은 이도 9명이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취업하려는 퇴직공직자는 취업개시 30일 전까지 취업제한여부확인요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국회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심사는 아무런 기능을 못한 채 요식행위로 전락했다”며 “공직자윤리법상 ‘밀접한 업무 관련성’의 범위가 재정보조 제공 업무, 인·허가 관계 업무, 검사·감사 관계 업무, 조세 조사·부과·징수 관계 업무 등으로 제한돼 국회의 기능과 특성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 특성을 반영한 업무 관련성 심사기준을 마련하고,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보좌할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