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쿠.....진로를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손금이야기)

예전 부터 심심풀이로 사람들 손금을 봐줬었습니다.

뭐...손금을 따로 배운 적은 없었고 그냥 바넘효과를 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줬지요.

그리고 나서 제가 항상 해주는 말이,

'관상 보다는 골상이고 골상보다는 심상이다'

송나라 때 범문공이라는 유명한 재상의 젊었을 때 일화에서 유래한 말 입니다.

범문공이 젊은 시절 매우 가난하여 주경야독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마을에 유명한 점쟁이가 왔다는 소리를 듣고 그 점쟁이를 찾아 갑니다.

" 제 손금이 어떻게 됩니까? "

" 촌부촌로 "

즉, 평범한 시골의 노인으로 늙어 죽는다는 말이었지요.

그 말을 들은 범문공은 매우 실망하며 돌아갑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찾아 갔죠.

" 제 손금이 어떻게 됩니까? "

" 어제 이야기해 주지 않았소? "

" 전 재상이 꼭 되어야만 합니다. "

그 말을 들은 점쟁이가 물었습니다.

" 왜 그렇소? "

" 전 재상이 되어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고 싶습니다. "

그 말을 들은 점쟁이가 다시 손금을 보았고 한마디 했습니다.

" 당신은 재상이 될 것 이요 "

그 말을 들은 범문공이 점쟁이를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 에라이, 돌팔이 같으니라고. 어제는 평범한 시골노인이 될 거 라고 하더니,

 오늘은 나 보고 재상이 된다고? "

그러자 점쟁이가 한마디 했습니다.

" 옛말에 이르기를 관상 보다는 골상이요, 골상 보다는 심상이라 했습니다.

 관상이 중요하지만 그 관상의 기본을 이루는 것은 골상 즉 뼈의 생김새입니다.

 그리고 골상이 중요하지만 그 골상 안에 담긴 심상 즉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합니다.

 당신의 관상이나 골상은 볼품 없지만 심상이 매우 훌륭하여 당신은 당신의 꿈을 이룰 것 입니다. "

그 말을 듣고 범문공은 더욱 공부에 매진하여 나중에 재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대충 손금을 봐주고 그런 말을 한번 던져 주면 다들 껌벅 죽지요 ㅎㅎㅎ

암튼...전 손금을 봐준다고 하고는 먼저 그 사람의 과거를 이야기하고 현재를 이야기합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 이기에 미래만 덜컥 말해 버리면 그것을 어찌 믿냐는 것 이지요.

그 사람의 과거가 맞고 현재가 맞다면 미래도 맞을 확률이 높지 않겠냐 이렇게 말하는 것 입니다.

그러면 열이면 열 어느 정도 신뢰감을 갖습니다. ㅎㅎㅎ

암튼 잡설이 길었는데...

올 초에 회사 전체 송년회를 하면서 여러 부서 직원들의 손금을 봐준 적이 있었습니다.

각자 알고 싶은 것이 달랐고 그에 맞춰서 각자 이야기를 해줬었죠.

그런데.....

그 중에 몇 건이 벌써 맞아 버렸습니다.

우선, 연애운이 궁금했던 이들에게 연애운 이야기 해 주다가,

두 명에게 서로 커플이 될 거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론 그 두 명에게는 곧 연인이 생긴다고만 하고 다른 사람에게 쟤네 둘이 연인 될 거다라고 했죠.

그런데 얼마 전 부터 사귀더니 둘이 붙어 다니더군요.

결혼운이 궁금했던 이에게는 결혼은 하는데 지금 사귀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랑 한다고 했습니다.

그 친구는 집안 소개로 오랜 동안 만나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그 친구가 결혼 했는데 신부는 다른 여자 였습니다.

원래 사귀던 여자랑 헤어지고 집안에서 맺어준 다른 여자와 거의 반 강제로 결혼을 했더군요.

그리고 좀 전에...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직원 하나가 쪼르르 와서는 손을 내밉니다.

머지 하고 쳐다 보니까.

자기가 지금 아이를 가졌다고 아들인지 딸인지 알려 달랍니다.

그 친구는 이미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더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오랜 동안 아이를 갖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유산도 경험하고 남편 쪽에도 약간 문제가 있었던 상황이었지요.

제가 곧 아이를 가질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몇 년 동안 노력해도 안생기던 아이가

제 이야기 듣고 몇 달 만에 생겼으니 그 친구는 신통방통할 노릇인 것 이었죠.

전 웃으면서 그건 내가 모른다고 하고 그냥 왔는데,

계속 쫓아 오면서 알려 달라고 하더니 끝내는 아쉬워 하더군요 ㅎㅎㅎ

대학 때, 새내기들이 들어와서 동아리 후배들 손금을 죄다 봐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중 상당수는 희안하게도 제 말이 맞더군요.

예를 들어, 남자 후배 한 명은 동아리 커플로 결혼할거라고 했습니다.

뭐...잘 생기고 멋진 친구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가능성이 좀 높았겠지만 100킬로가 넘고

잘 생기지도 않은 친구에게 그 말을 했으니 신빙성이 좀 낮았죠.

하지만 10여년이 흐르고 그 친구는 진짜 동아리 커플이 되어 후배와 결혼을 했습니다.

또 한 친구는 제가 졸업할 때 까지 연애 한번도 못 한다고 했습니다.

그 대신에 졸업하고 얼마 안지나서 바로 남자 만나서 결혼을 일찍 할거라고 했었죠.

그 친구는 제가 군대에서 제대하고 복학했을 때, 정문앞에서 절 부르더니 잠시 이야기 좀 하자고..

그리고 하는 말이 저 때문에 자기가 연애를 못 한다고 하더군요.

자기가 지금까지 연애를 한번도 못 해 봤다고 책임지라고 ㅎㅎㅎ

그래서 그 다음에 내가 한 말이 있으니 만약에 틀리면 그때 와서 따지라고 했었죠.

나중에 졸업하고 1년 인가 있다가 바로 결혼하고 지금 세 아이 엄마 입니다.

암튼...이런 식으로 손금을 봐주면 대략 과거나 현재는 90% 정도는 맞고,

미래는 6-70% 정도는 맞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흔한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가 그 정도 맞는 편 이지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만난지 얼마 안된 사람이 오래 알고 지낸 사람 보다 적중률이 높습니다.

아마도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은 제 개인적인 주관이 개입되서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베트남 와서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 언어적인 문제로

오늘 직원에게 그런 소리를 들으니 한편으로는 다시금 신기하면서도

이거 점쟁이나 할껄 그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