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엿같네요.
아직 모쏠이고, 짝사랑만 줄창 해댔는데
또 도졌어요.
회사 동료입니다.
나이는 동갑이고, 둘이서 한 팀으로 같은 업무를 맡고 있어요.
그 애랑 제 성격이 크게 달라서 참 힘들었거든요.
저는 내성적이고 정적인 성향인데 그 애는 외향적이고 잘 노는 성향,
저는 남한테 싫은소리 절대 못 하고, 부탁하느니 벅차더라도 혼자 해결하는 성격인데
그 애는 직설적, 호불호가 분명한 성격,
무엇보다 업무성향이, 저는 오래 걸리더라도 정석대로,
그 애는 요령껏 빨리빨리가 우선(나쁘게 표현하면 요령 피우는).
다른 동료는 "너희가 다르니까 팀웍이 잘 맞는 거야. 서로 보완이 되잖아."라고 했는데
제가 "넌 같이 일 안 해봐서 모른다"며 일축했거든요.
그런데 2년 가까이 부대끼며 지내다보니
이 친구 말대로 지금은 그 여자동료랑 합이 좀 맞아요.
문제는
정이 들었단 겁니다.
자꾸 쓸데 없이 말을 걸고,
자꾸 힐끗힐끗 몰래 바라보게 되고,
안 보이면 궁금하고,
주말에 별 의미 없이 카톡 보내고,
다른 직원이 흉보면 열과 성을 다해 대신 방어하고,
어이 없게도, 제가 질투를 합디다. ㅋㅋㅋ
여지껏 질투를 느낀 적이 없었는데.
그 애 이상형이 저와는 성격으로나 외모로나 전혀 달라요.
그냥 친하고 편한 동료 중 한 명일 뿐
절대 그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듯 보여요.
아니, 이성으로조차 안 보나봐요. 잘 해야 동성친구? ㅋㅋㅋ
같이 업무 처리하다 보면 간혹 부딪히는 경우가 어쩔 수 없이 생기는데,
저는 최대한 불쾌하지 않도록 배려해주는데
얘는 양보를 안 해요.
휴일에 보낸 카톡엔
몇 시간 뒤에나 답장이 오고.
매사, 모든 면에서
다른 사람 대하는 것과 저를 대하는게
차이가 없어요. 분명하죠?
저도 이해가 안 됩니다. 왜 좋아하게 됐을까.
억울하기도 하고요.
고백 한 번 못 해보고 감정 소모만 심한 이따위 짝사랑을
난 도대체 언제까지 해야할까.
그 애를 볼 때마다 발동되는 교감신경이,
꿈틀대는 내분비계가,
분비되는 호르몬이,
사무치게 저주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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