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단기매매 투기꾼 ‘징벌적 과세’…당정, 입법 속도전

다주택·단기매매 투기꾼 ‘징벌적 과세’…당정, 입법 속도전
박광연 기자 [email protected]

5일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당정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과 소득세법 등 부동산 관련 법 개정안을 주중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입법화되지 못한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과 지난 6월 발표된 6·17 부동산대책을 강화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6·17 대책 이후에도 집값이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한 부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당정은 투기 목적의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과세를 징벌적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2·16 대책에는 0.5~3.2%의 종부세율을 0.6~4.0%까지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추가로 종부세 기본공제액(6억원·1가구 1주택 9억원)을 축소하고 최고세율 등을 적용받는 과표 구간을 낮춰 세부담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투기성 단기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양도소득세 부담을 추가로 강화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정부는 12·16 대책에서 1년 미만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세율을 40%에서 50%로 높였다. 이에 더해 1~2년의 단기간 동안 주택 매매로 얻은 양도차익의 세부담을 키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는 주택 보유·거주 기간을 늘리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인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폐지하는 법안도 국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이러한 내용의 종부세법·조세특례제한법·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지난 3일 대표발의했다. 현행 법규정에 따라 임대사업자는 임대료를 올릴 때 인상률을 5% 이내로 정하고 4년(단기)·8년(장기)의 임대 의무기간을 준수하면 세제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다주택자가 이러한 세제혜택을 악용해 임대사업을 투기 수단으로 활용하고,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개정안은 민간·공공임대주택,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다가구 임대주택을 종부세 과세표준 합산 대상에 포함하지 않도록 규정한 조항을 삭제했다. 임대 목적으로 공동주택 건축 시 지방세를 감면하는 조항, 소형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법인세·소득세 등 감면 조항을 폐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청년·신혼부부 등에 대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와 신혼부부에 대한 국민주택 특별공급 비율을 늘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국민주택은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이 건설하거나 주택도시기금 지원으로 만들어지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으로, 현재 국민주택 특별공급 물량의 20%는 생애최초, 30%는 신혼부부에 주어진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