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한잔이 아니라 한병이네요 딱.
부산이니깐 좋은데이 한병을 마셨습니다. 뭐 안궁금하시것쥬.
같은 동네에 좋은 선배 분이 한분 계셔서 늘 감사해하며 잘 지내고 사는데
전화와서 오라고 하시길래 가봤더니 치킨 시켜놓고 저를 부르신거네요.
그분은 술을 안드십니다. 상세 설명은 못드리지만 몸이 안좋으셔서요.
그러면서도 비도오고 하니깐 후배 생각해서 술 남은거 있다고 한병 꺼내 주시는데
염치없이 꼴딱 한병 다 비웠네요.
살면서 꼭 내게 도움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참 감사한 인연들이 있는데 그런 분이셔요 그 선배님이.
또 사실 나이 50이 되서 레드 제플린이 로버트 플랜트 때문에 살았니 지미 페이지때문에 건재했던거니 하는
그런 이야기를 나눌 사회가 이땅에서는 아직 아니더라구요. 솔직히 같은 또래 끼리도 그런 말 거의 해본적이 없었네요.
살아온 이야기를 처음 듣는것도 아니건만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이 차이가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오버랩 되는
그런 부분들에 공감하고 웃고 씁슬해하며 좋은 시간 보내고 왔습니다.
대체 술을 언제 마신건지도 기억이 가물한데 오랜만에 쇠주 한병 깟네요. ㅋ
사실 지금껏 위의 글보다는 내일 아니 오늘이죠.
어쩌면 봉하마을 갈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설레어서 글을 쓰게 된겁니다.
제가 지금 차가 없다보니 핑계처럼 마음은 있지만 못갔다고 말하게 되는데
사실 성의만 있으면 갈 수 있는거죠. 김해 넘어가는게 구포다리만 건너면 되는건데(물론 봉하마을까진 거리가 제법
상당하지만요)
자알 하면(그 선배분에게 특별한 일이 없다면요) 내일 가보게 될것 같아요.
일할때는 차가 있었으니 별 문제 아니었고 하다못해 바이크라도 있을때는 마음 내키면 가곤 했었는데
(특히 새벽에 자주 갔었죠)
어느 순간부터 첫사랑 꿈꾸듯이 그렇게 안가보게 되더라구요.
이제는 공사도 거의 끝났을테고 제가 가던 그때 모습이랑은 또 많이 달라졌겠지만 그래도 그분 잠든 그 들판에 가서
입 밖으로 소리내진 않아도 많이 보고 싶었다고 그리웠노라고 고백 아닌 고백을 할 수 있을것 같아
첫소풍 떠나기 전날의 초딩처럼 설레이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사람마다 다르겟지만 전 이토가 차암 좋아요.
힘들때 비빌 언덕이 되어준 친구같다고나 할지...
어떤 이들은 비웃겟지만 제겐 그렇네요.
좋은 분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또 저도 누군가에겐 좋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벽에 부딪쳐 더 나아갈 길이 없어 마지막을 준비하는 그런 상황에 놓이더라도 부디 그러지 마셔요.
여기 이토에 속깊고 정 따뜻한 분들이 많이들 계세요.
그저 아무 닉이라도 붙들고 쪽지라도 한번 보내보세요.
아마 차갑고 사무적인 그래서 세상을 등지고 싶을 마음이 들게 햇던 그런 말들이 아닐껄요?
죽으라는 법 없습니다.
지난 1월 단돈 8만원으로 생존할때 정말 죽고 싶도록 수치스럽다 생각하면서도 앵벌이 처럼 해서 살았네요.
아니 살아내었네요.
중요한건, 정말 중요한건 살아내엇다는거 아니겠습니까?
비록 곁에서 내 눈에 흐르는 눈물을 훔쳐줄순 없을지라도 벽에 갇혀 몸부림치다 더이상은 안돼 라고 외칠때
당신을 위로 해줄 그런 분들 여기에 분명 있습니다.
저처럼 뜬금없이 쪽지라도 한번 보내보세요.
그렇게 전 위안을 얻고 희망을 받아서(마치 맞겨놓은걸 돌려받듯이) 지금 농담도 하고, 야리기도 하고 미움도 받고
또 조언도 얻으면서 살아있습니다 ㅋ
하...
원래 이런식으로 쓸 내용이 아니었는데 아래 글을 보다 문득 생각들이 바뀌었네요.
경주의 그 운동선수 이야기도 오버랩 되면서요.
대개 그런 마음이 들때는 세상이 더이상 내가 나아갈 길이 없는 꽉 막힌 절벽 같다는 생각들
많이 하잖아요.
그래도 숨구멍 하나쯤은 있다는거 혹시나 나쁜 마음이 들때 잊지 않으셧으면 하네요.
오랜만에 마신 술이라 그런지 볼에 올라오는 열이 그저 달콤하게만 느껴지네요
딱 소주 한병 더 하고 싶은 밤입니다.
부산엔 금새라도 비가 내릴것처럼 습한 바람들이 고갱의 그림처럼 사람을 들뜨게 하네요.
아직 안취했는데 ㅋㅋㅋㅋ
어디 숨겨놓은 쇠주라도 없는지 뒤지러 가야겟네요.
두서없는 글. 혹시 읽어주신 분들 계시다면 감사합니다.
(사회)
스웨덴 공직자 청렴도가 높은 이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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