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왜 이걸 잡담으로 분류했냐면,
일단 들어보시면 알테지만,
정당하고 전혀 상관 없는, 개인적으로 겪은 이야기기 때문입니다.
발단은 이렇습니다. 한 2년 전인가요?
박ㄹ혜 탄핵 진행중이던 때였을 겁니다.
일하는 곳 근처에 김밥집이 있는데, 제법 오랜 시간 열기 때문에, 저녁에 남아서도 일 하거나 늦게 집에 돌아갈 때마다 돌솥 비빔밥 먹으러 자주 갔읍니다. 11시 경 되어야 닫아서요.
여튼
나이 드신 할머니가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짜고, 그 김밥집이 있는 곳 근처의 위생이 안 좋은지 초파리가 주변에 많아서 저녁이 아니면 잘 안가는 곳이죠.
그러던 곳을 어느날은 점심날 가게 되었습니다.
평일인데, 같이 밥 먹던 사람들이 다 일이 있어서 혼자 밥먹게 되어서 그렇게 됐는데요...
점심인데 저 말고 밥먹는 팀이 2팀밖에 없더군요. ㅋ
이래서 저녁까지 하는구나...
좀 안쓰러워서, 그날은 돌솥 비빔밥에 라면까지 하나 더 시켰습니다.
음식이 나오기 전, TV 틀어놓은 것을 봤는데...
...
조선 TV더군요.
...
음... 그래...
하고 넘어갔습니다.
뭘 보든 선택의 자유가 있고, 할머니들 하는 식당에서는 TV조선 자주 틀어놓으시더라고요.
그러다 음식이 나왔고,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음식점 할머니보다 더 할머니인, 백발이 성성하신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언니 왔어?'
'응 교회 갔다가, 동생 보려고 왔지.'
저는 '교회'라는 말에 움찔했습니다.
마침 2팀도 식사를 다 했는지 식당을 나갔고, 더 들어올 기미도 없고, 저는 식사가 다 나온 터라,
할머니 두 분은 옆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TV에서 ㄹ혜 쨩 이야기가 나오자...
'아아, 불쌍해서 어떻게 해...'
로 시작해서...
비판하는 정치인이 나오자
'저런 쌍놈의 반역자 새끼'
라는 말이 나오고...
여기까지 들어보시면, 그냥 오랫동안 쿠테타로 정권잡아서 한국을 지배한 박정희의 정당이 '정부'이고 나머지 정당은 '빨갱이'라고 부르는 오랜 세월 정치적으로 길들여지고 세뇌된 할머니려니 하겠습니다.
그래서는 교회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겠죠.
여튼 이때까지, 저는
'할머니 의견들이랑 나랑 맞지도 않고, 듣는게 즐겁지도 않고, 꼭 저런 할머니들은 남의 의견 물어보면서 같이 욕해주기를 바라는데, 내가 비위가 아무리 좋아도, 박근혜 쉴드는 못처주겠다'싶어서 빨리 밥을 입에 처 넣고 있었죠.
라면은 괜히 시켰다면서 ㅠ
그러던 그때
띠리리리~~
전화가 옵니다.
'어머, 집사님.'
집사, 그거슨! 교회 사람이라는 소리죠.
뭐라뭐라 하더니...
'아, 그거 장로님께 들었습니다. 네. 제 주민등록번호는 3...'
...
갑자기 할머니가 전화로 자기 주민등록번호, 주소, 이름, 이름 한자 등을 모두 알려주시더군요.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주민등록증이 나온 뒤 제 한자 이름을 외우고, 주민등록번호에 반복되는 번호가 4자리나 있어도 주민등록번호도 민증 나오고 외운 저이지만, 그래도 그걸 들어버리는 바람에 뻘줌한 상황인데...
'네. 같이 있어요. xx야, 집사님이 전화 바꾸레.'
하시더니, 전화를 바꾸는데...
다른 할머니도 개인정보를 좔좔좔...
그리고 전화를 끊고, 가게 주인 할머니가, 언니 할머니한테
'근데 우리 이거 왜 하는 거에요?'
하고 물어보더군요.
'이걸 해야, 우리 불쌍한 대통령님을 구할 수 있어'
이런식으로 어쩌구저쩌구... 또 한 5분 떠들고
그에 대해서 집사가, 장로가, 목사가, 뭐 이딴 놈들이 어떤 식으로 말하지 않았냐 라고 떠드는데...
대충 정보를 종합해보니,
교회 간부들이 교인들을 꼬시고, 그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서 박근혜의 구원 활동에 나선다
이런 내용이더군요.
존나 황당했습니다.
그러다가, 또 조선 TV에서 박근혜 관련, 탄핵 정국에서 정치인들 모여서 떠드는걸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에 관심이 돌아간 언니 할머니랑 제가 눈이 마주쳤죠.
'총각이 생각하기에도, 너무하지 않아?'
역시나... 제가 생각했던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아, 예..."
이러고 그냥, 돌솥 비빔밥 1/3에 라면 면발 반 이상이나 남았는데...
배도 다 찼겠다...
계산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뒤로 다시는 그 가게에 가지 않게 되었죠.
여튼, 썰이 길어졌는데...
교회 이야기가 유게에 나와서 여기 쓰는건데...
교회에서, 목사가, 집사가, 장로가 정치적인 견해를 자기 신도들에게 강요하고,
그들을 이용해 '설문' '서명' '탄원서'등을 쓰고...
그런식으로 대놓고, 나이들고 연약한(벌러너블한) 의지 박약한 사람들을 이용해 먹고 있습니다.
정말 좆같더라고요. 에휴.
(후방)
현실적인 여친 뒤태라고 올라온 사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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