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말에 출근해서 할일도 없고 해서 어제 편의점 알바한테 을질당한 이야기나 해보려고 합니다.
어제 아침에 출근하면서 회사에 커피 사갈일이 있어 아파트 단지 내 gs25에 갔습니다.
들어갈때 쓱 보니 먼저온 손님이 느낌상으로는 억지 요구를 해서 알바생이 짜증내는 상황이더군요.
저랑 상관없는 일이니 그냥 그런갑다 하고 커피를 고르고 카운터로 갔습니다.
그런데 카운터에 알바생이 없길래, "여기 계산좀 해주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알바가 음료수 넣는 워크인 뒤쪽에서 나오면서 "아 씨.." 하는것을 들었지만 아침부터 뭐.. 그냥 일하기 싫은가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제 뒤쪽으로 인기척이 느껴져 다른 손님인가 하고 봤는데
알바생이 제 뒤쪽으로 와서는 커터칼을 카운터쪽으로 던졌습니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저렇게 굳이? 제 뒤로 와서는 화살표 방향으로 커터칼을 던지더군요. 커터칼은 계산대 바닥에 맞은 뒤 카운터 안쪽으로 떨어졌습니다.
지금 이게 뭐하는짓인가? 싶어 계산 후에 말하려고 하는데, 알바생이 아씨, 아씨, 이러면서 바코드를 찍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카드 꺼내서 결제기에 넣자 마자
계산되는것도 확인 안하고 다시 워크인으로 들어가버립니다.
?? 뭐지?? 했지만 출근도 해야되고 아침부터 생면부지의 여학생 붙잡고 말해봤자
갑질이네 어쩌네, 할게 뻔하기에, 평화롭게 해결보자, 하고 바로 출근한 뒤, gs25 본사에 글을 올렸습니다.
연락이 오면 오는거고.. 안오면 말지.. 했는데 퇴근 후 18시 10분경 본사 직원이라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본사: 고객님 글 확인 후 연락드린다. 불쾌하게 해드려 죄송하다
본인: 사실확인은 하셨는지.
본사: 사실확은은 못했으나, 점주에게 재교육을 시키겠다.
본인: 사실확인도 안하고 일단 죄송하다고 하는게 뭐냐, 사실확인 먼저 하시고 연락하시는게 순서 아닌가.
본사: 일단 점주에게 재교육 시키라고 하고 점주와 알바 둘다 연락드리라고 하겠다.
본인: 나한테 커터칼을 던진 알바한테 내 연락처를 준다는거냐, 세상 또라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걔가 내번호 알아서
주차장 차 싹 훑어서 아파트 동호수 알아내서 칼들고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 안드시는가.
본사: 그렇게까지 할 거라고 생각 안한다. 그러면 점주에게 재교육을 시키고 차후 재발할시 바로 퇴사시키겠다.
본인: 업무중 짜증난다고 고객한테 칼을 던지는 사람을 마주한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사실확인이나 먼저
하시고 재발할시 퇴사시키는것보다 바로 퇴사시키는게 사측 이미지에 좋지 않겠냐. 깊게 생각해보시고 진행하시라.
본사: 거듭 죄송하다.
본인: 별 소득도 없고 감정만 안좋아지니 이만 끊겠다.
사실 본사와의 통화는 별 소득도 없었을 뿐더러,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에게 죄송하다는 말만 듣는 상황이라 먼저 끊었습니다.
저녁먹고 다시 생각해봐도 상당히 기분이 나쁘더군요.
저도 어릴때 이런일 저런일 다 해봐서 짜증나는 일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알지만,
요새들어 보면 갑질보다는 을질이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젋은 학생들이 일하다 짜증나면 그 짜증을 고객에게 대놓고 푸는 일이 너무 잦습니다. 거의 50%의 확률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거기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계산하면서 사장님 잠깐 나오시라 해서 언질만 하고 그다음부터 해당 매장 안가는 식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하고, 옳은 방향으로 가야한다는것 또한 알지만, 갑질을 없애고자 하니 되려 을질이 성행합니다.
비용을 지불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이런 을질은 너무나 기분이 나쁩니다. 내돈쓰고 내 기분만 안좋아지는 꼴이라니 참..
그렇다고 무조건 고객에게 맞추라는것은 아닙니다.
고객과 업체 모두 사람을 사람답게 존중하고 상대방 기분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에 끄적여 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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