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인간 솜틀기가 되었네요 ㅠ.ㅠ

어제 퇴근하고 집에 들어 갔더니 왠 일로 집안이 조용하더군요.

뭐지 하고 방문을 열어 보니 방 안에 솜이 한 가득...

마눌님이 수작업으로 솜틀기를 시전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샤워 부터 하고 저도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 이걸 방 안에서 하면 어떻게 해? 미세먼지가 얼마나 많은데.

 일단 아들놈은 밖에 내보내고 하자. "

" 그..그래? "

아들놈 내보내고 둘이서 열심히 납짝 눌린 솜을 일일이 손으로 잡아 뜯어서 부풀립니다.

한시간 정도 작업을 하고 배가 고파서 저녁을 먹고 잠시 마눌님이 뒷정리할 동안 저는 좀 쉬고

다시 작업을 시작합니다.

한참 작업하다가 마눌님이 그러더군요.

" 예전에는 베트남에서도 이게 하나의 직업 이었어 "

" 한국도 마찬가지야 "

" 지금은 다 없어져서 할 곳이 없네 "

" 왜 없어졌는지 알아? "

" 몰라 "

" 그건 면으로 된 솜 이불을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야 "

" 그래? 뭐 이건 면 솜이니..."

" 응? 이거 화학솜이야 "

" 응?!"

" 화학솜인데 지금 왜 이 짓 하고 있는거야? "

" 기왕 했으니 그냥 해 "

" 어 알았어 "

그리고는 다시 그 짓을 9시 30분 까지 반복했네요.

원래는 더 오래 걸리는건데 마눌님이 피곤하고 졸리다고 그냥 나머지는 대충 쑤셔 넣으라고 해서...

대충 쑤셔 놓고 정리 했습니다.

안기 좋게 만들어진 베개를 베고 자는데 푹신푹신하니 정말 편안하더군요.

마눌님은 제가 그거 앉고 등 돌리고 누우니(왜냐하면 심장쪽을 위로 가게 하기 위해...)

제 가슴 만지기 힘들다고 괜히 솜틀기 했다고 성을 내더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