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명당 배출량 하루 10㎏ 육박…격리의료폐기물 81% 증가

확진자 1명당 배출량 하루 10㎏ 육박…격리의료폐기물 81% 증가
류인하 기자 [email protected]

코로나19 확산 이후 ‘감염병 의료폐기물’ 처리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서울기술연구원이 발표한 현장리포트를 보면 지난 2월 발생한 격리의료폐기물 발생량은 647t으로 지난해 2월 같은 기간 발생한 격리의료폐기물 357t 대비 81%(290t) 증가했다. 통상 의료폐기물은 격리의료폐기물과 위해의료폐기물, 일반의료폐기물로 나눈다. 격리의료폐기물은 감염병으로 인해 격리된 사람에 대한 의료행위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폐기물을 말한다. 격리의료폐기물은 전체 의료폐기물의 2% 정도를 차지하지만 발생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7일 현재 치료 중인 코로나19 확진자 3445명이 하루 배출한 격리의료폐기물은 3만3429㎏으로, 1인당 발생한 하루 격리의료폐기물량은 9.7㎏에 달했다.

연구원은 이를 근거로 지난 1월28일부터 5월19일까지 누적된 코로나19 격리의료폐기물 발생량은 최소 1486t에서 최대 2882t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한 2015년 6월부터 11월까지 격리의료폐기물 총 발생량 261t보다 최대 11배 많은 양이다.

전체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정부가 올해부터 감염 우려가 낮은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를 ‘의료폐기물’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의료폐기물 처리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폐기물 분류체계를 개편하면서 일회용 기저귀 발생량을 산입하지 않아 발생한 일종의 ‘착시현상’인 셈이다. 연구원은 “일회용 기저귀를 일반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면서 하루 74t의 여유가 생겼다고는 하지만 메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대규모 신종감염병 또는 약에 내성이 강한 전염병은 계속 등장할 것이고, 의료폐기물량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선제적 대안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평균 사용연한이 15.5년 이상인 전국의 노후 의료폐기물 소각장을 대체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일본처럼 배출단계서부터 자가멸균 처리를 한 뒤 일반폐기물 소각시설에서 처리하는 등 의료폐기물 처리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원은 “전국적으로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은 14곳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서울에서 발생한 의료폐기물을 경북 소재 소각시설로까지 가져가 처리하는 현재의 방식 역시 의료폐기물 처리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