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안이 위험하다...대규모 침식으로 재해 우려 커

우리나라 연안이 위험하다...대규모 침식으로 재해 우려 커
윤희일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해양수산부는 백사장·해안선 등 연안의 폭과 면적이 변화하는 상황을 주기적으로 조사·관측하는 ‘연안 침식 실태 조사’를 지난해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 지역 250곳 중 153곳(61.2%)이 침식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해수부는 2003년부터 ‘연안 침식 실태 조사’를 실시한 뒤 연안의 재해위험도를 A, B, C, D 등 4개 등급으로 구분, 발표하고 있다. A등급 지역은 안정적인 퇴적이 이루어져 연안의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 곳이고, B등급 지역은 침식과 퇴적이 반복되면서 재해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 곳이다. 반면 C등급 지역은 재해 우려가 있는 곳, D등급 지역은 재해 위험이 심각한 곳으로 각각 평가된 지역이다.

자세한 조사 결과를 보면, 136곳은 침식으로 인한 재해 우려가 있는 C등급 지역인 것으로, 17곳은 재해 위험이 심각한 D등급 지역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또 A등급 지역은 10곳에 불과했고, B등급을 받은 곳은 87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조사 때는 C등급(94곳)과 D등급(15곳)을 받은 곳이 43.6%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61.2%로 17.6% 포인트나 늘어났다. 재해우려가 심각한 D등급 지역도 2014년 15곳에서 2019년 17곳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연안 침식이 늘어나는 주된 이유는 기후변화와 연안에서의 활동이 늘어나는 것이 꼽힌다. 해수부 관계자는 “연안침식이 지속될 경우 국토가 유실되는 것은 물론, 인명 및 재산의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연안의 침식을 막기 위해 ‘10년 계획’을 마련했다. 해수부는 침식 우려가 있는 연안지역 283곳을 대상으로 2029년까지 2조3000억원을 투입해 정비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그동안 연안정비사업으로 설치한 수중 방파제 등의 시설로 인해 바닷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주변 해안의 모래가 이동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면서 “앞으로는 수중 방파제 등의 대형 구조물은 최소화하고 모래공급이나 침수를 방지하는 모래언덕조성 등 환경 친화적 공법을 통해 해양환경을 보호하는데도 힘을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