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타다 운전기사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봐야”

[단독]중노위 “타다 운전기사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봐야”
이효상 기자 [email protected]

28일 중앙노동위원회는 “타다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운전기사 ㄱ씨가 타다의 운영사인 VCNC와 모회사인 쏘카, 인력공급업체(도급업체) 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단을 뒤집고 ㄱ씨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ㄱ씨는 지난해 5월 타다에 운전기사를 공급하는 인력공급업체 ㄴ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타다 차량을 운행해 왔다. 주말에만 일을 나갔고, 일하는 날은 하루 10시간씩 차를 몰았다. 계약은 ㄴ사와 맺었지만, 업무 관련 지시는 VCNC에서 주로 하달됐다. 타다는 배차 최종 승인뿐 아니라 기사들의 출퇴근시간 및 휴게시간을 관리했고, 운행하지 않는 차량의 대기지역 지정 및 대기지 이탈 시 사유를 확인했다.

ㄱ씨가 일을 시작한 지 2개월여 만인 지난해 7월 해고 통보를 받았을 때도 ㄴ사는 타다 측이 차량 대수를 조정하라는 지시를 내려 인원을 감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ㄱ씨가 “해고 기준을 알려달라”고 청했지만 ㄴ사는 “타다와 협의해 결정한 일”이라고만 답했다.

이에 ㄱ씨는 지난해 8월 서울지노위에 VCNC 등 3곳을 상대로 해고가 부당했음을 인정하고 원직 복직 및 해고기간 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 등을 요구하는 구제신청을 냈다. ㄱ씨는 타다 앱의 지시에 따라 운행·대기하고, 고정시급을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자신이 프리랜서가 아닌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며, 타다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노위는 ㄱ씨가 운행 시간과 요일, 차고지를 선택할 수 있었던 점 등을 들어 이를 각하했다.

중노위는 이 판단을 뒤집고 ㄱ씨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노동자라고 판단했다. 동시에 타다 측의 사용자성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당해고가 인정된 만큼 ㄱ씨의 복직 길도 열리게 됐다. 현재 VCNC 측은 지난달 타다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프리미엄 사업은 지속 확장 중이다.

이번 판단은 플랫폼 업계에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프리랜서·자영업자로 취급돼 4대 보험 등 보호를 받지 못했던 이들의 노동기본권 보장 논의에도 진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