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과학정책]정치색만큼 색 다른 각당 과기정책

국회의사당 제공

제21대 총선까지 1주일여가 남은 가운데 각 당들은  과학기술계의 마음을 잡을 공약을 속속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과학기술 분야 지원체계 개선 공약을 보면 접근법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연구개발(R&D)과 관련해 주로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청년과 여성과학인의 연구 기회를 확대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과학기술계 연구를 돕겠다는 것이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과학기술 성과를 평가해 성과급이나 연금 포인트제로 이를 보상하자는 공약을 발표했다. 연구자의 성과를 인정함으로써 과학기술계의 사기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탈원전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접근 방법 또한 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에너지전환을 위한 투자 확대를 주장하며 미래차와 수소경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탈원전 정책 폐기를 주장하고 원자력 에너지의 문제 중 하나로 제기되는 사용후 핵연료 처리에 대해 ‘파이로프로세싱’이라는 구체적인 해결방안까지 제시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공약은 비슷했다. 양당 모두 모니터링 체계를 도입해 단속을 강화하고 국제공조를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미세먼지를 해결할 방법으로 더불어민주당은 미세먼지 수치에 따라 도시가 자동으로 대응하는 ‘스마트 클린도시’를, 미래통합당은 원전 가동률을 끌어올려 화력발전을 줄이는 고효율 에너지믹스를 제시한 점이 달랐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더불어민주당은 ‘스마트’를 강조했고 미래통합당은 기업 육성에 방점을 뒀다. 더불어민주당은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등에서 인재를 육성하는 안을 주로 내놓았고 미래통합당은 벤처 육성에 공약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대두된 감염병 대응과 관련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다. 양당 모두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고 바이러스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확대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원내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모았다.

원내 3당인 민생당은 이달 2일 공약집을 내고 R&D를 민간 주도로 전환하고 기초원천 연구를 강화하자는 과학기술 공약을 발표했다. 중복과제를 허용하고 경쟁형 R&D를 도입하는 등 기초연구를 강화해 현행 39%인 연구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과학계 전문가와 연구자 중심의 ‘국가전략기술기획센터’ 및 과학분야 국제교류 협력을 위한 ‘국제기술혁신협력’ 전담기관 설치도 공약으로 발표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매년 GDP의 2%에 달하는 재정을 투자해 그린뉴딜 정책을 실현하고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50% 줄인다는 계획이다.

정의당은 2008년 폐지된 과학기술부총리를 다시 도입하고 연구자들이 정책 개발에 참여하는 것을 보장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연구개발 실패율 20%를 보장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출연금과 인건비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내걸었다. 환경 분야에서는 신규 R&D의 50%를 그린뉴딜에 집중하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공급비중을 4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가 이끌고 있는 국민의당은 R&D 업종의 유연근로제 정착을 전면에 내세웠다. 주 52시간제가 R&D 분야에 정착하기 어려운 만큼 이를 연간 근로시간 총량제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탈원전과 태양광 정책에 대해서는 이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대신 차세대 원전인 소듐냉각고속로(SFR) 개발을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민중당은 국가 R&D 예산을 지방으로 배분하겠다는 과학기술 공약을 내걸었다. 기업의 연구예산 4분의 3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이를 완화하기 위해 국가 R&D 예산은 지방으로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가 운영하는 ‘지역 수요 맞춤형 R&D 지원’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국가 R&D 예산 지역배분 비율 목표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이다.

정책공약집을 발표한 민생당과 정의당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