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고소를 당했습니다.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0여년 전쯤에 상가 건물을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랑 아버지가 함께 일해서 모은 돈으로 인수하였고

제가 건물 총 관리를 해오고 있는 상황인데, 어느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네요.

건물앞 맨홀에 사람이 빠져서 조금 다쳤는데 그 사람이 구청을 상대로 고소를 했다. 그런데 구청에서 나와보니

국가 소유/관리 대상 구조물이 아닌 통신 맨홀이라고 해서 한전을 다시 고소했답니다. 그런데 한전에서도 자기네 관리책임

건축물이 아니라고 하여 결국 해당 맨홀에 인접한 저희 건물, 그 건물의 관리자인 저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형사고소를 했네요.

저는 건물을 인수할 때 그 맨홀에 대해서는 들은바가 전혀 없어서 저희 소유의 구조물이라는 인식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단지 그 맨홀 뚜껑이 한번 망가진 적이 있었는데, 지나가던 구청 직원이 저거 저렇게 두면 건물주가 난감할 수 있다는 말에

아무 생각없이 맨홀 뚜껑을 구입해서 새로 얹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2주뒤에 다시 망가지길래, 다시 교체를 하고

그 위에 삼각대를 놓았습니다. 3일 뒤에 삼각대가 사라지더군요... 제가 어리고 건물운영에 대한 경험도 없고 해서, 시행착오라고 생각하고

이것 저것 다 해봤습니다. 모래로 채워 넣는 주차금지 표지판을 놓았더니 그걸 들어서 치우고 그 위에 주차를 하더라구요.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다, 타이어를 올려두고 그 사이에 무겁고 지저분해보이는 돌을 끼워 넣어봤습니다. 그 후로는 아무도

주차도 하지 않고 타이어를 건들지도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대로 몇년을 보냈습니다. 그 동안은 제가 건물 관리하러 올때마다

타이어를 누가 건드리진 않았나 확인만 하는 차원으로 관리를 했었죠. 그걸 구청에 문의하고 알아보고 이런것 자체를 생각해 보질 않았습니다.

그냥 건물 드나드는 사람들 다치지 말라는 선의차원의 정도로만 관리를 해온 상황인거죠. 그러다 이번 사건이 터졌습니다.

그래서 이것 저것 알아보면서 배우게 된게 많은데 그 중 하나가 그 통신 맨홀은 일정 와트 이상을 쓰게 되는 중형 상가 건물은

건물 인가를 받을 때 형식적으로라도 통신맨홀을 만들어서 건축 허가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지은 통신맨홀은 건물주의

소유/관리책임이 있다고 하네요. 위치적으로도 건물 소유 구조물이 맞다는데 일반적인 이야기더라구요.

그래서 관리 책임이 건물주인에게 있다는 것은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관리 책임에 대한 인지는 없다손 치더라도,

제가 관리 자체를 안하고 문제가 있는채로 방치해 놓은것도 아닌데, 저에게 과실치상 책임을 묻는 게 제 상식적으로는 받아들여 지지가 않네요.

심지어 그 사람이 사고를 당했다는 3일 뒤에 제가 건물을 방문했을 때는 타이어와 맨홀 뚜껑이 평소와 다름없이 잘 위치해 있는 걸 확인도 했구요.

(확신을 갖는 이유가 마침 그 날, 건물 수도에 문제가 생겨서 제가 맨홀 옆에 있는 수도 계량기를 계속 왔다갔다 하느라 분명하게 기억이 있습니다.(그 수도 문제로 제가 지난번에 문의글도 이토에 남긴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사람이 다쳤다는 것부터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인데, 경찰에선 병원 진단서와 곁에 있던 동행인의 목격진술만으로

사건을 접수하고 저를 피의자로 규정한 채 사건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그 사람이 다친 게 사실이라고 하여도, 제가 관리를 하는 중간에 누군가 시설물을 건드려서 그로 인해 누군가가 다친 것은

그 시설물을 건드린 사람의 책임이지 제 책임은 아니지 않느냐, 심지어 다친 시각이 밤 시각인데 그럼 내가 1년 365일 그 맨홀만

바라보고 있어야 된다는 얘기냐 말을 해도, 담당 형사는 억울한 부분은 이해하지만 자기들도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만 얘기하는데

너무 답답하고 어디 하소연 할 곳이나, 자문을 구할 곳을 알아봐도 도움이 되는 곳이 없네요.

법률구조공단에 상담도 받아봤는데, 형사/변호사 입장이 모두 똑같더군요. '너가 재수 없게 걸렸네.'

형사는 별 건 같지도 않은 건으로 귀찮아지게 되었다고 빨리 법원에 송치하고 싶다는 제스쳐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대로는 피의자로 법원까지 상황이 진행이 될 것 같은데, 억울한 마음이 드네요. 그 분이 다쳤다는 것은 유감인 일이나, 그게 어째서

저의 책임이 되는 건지, 제가 무지한 건지, 아니면 제 책임이 맞는데 제가 받아들이질 못하는 것인지도 이제 잘 모르겠는 상황이네요.

혹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히 듣겠습니다.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