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총 고용 다툼에…새우등 터진 금광1구역 재개발

양대 노총 고용 다툼에…새우등 터진 금광1구역 재개발
김동성 기자 [email protected]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금광1구역 재개발사업 현장. 지난해 6월 착공해 한창 진행돼야 할 공사 현장 14개의 철제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자신들의 조합원 고용을 요구하며 공사 현장 8-1번 게이트 입구에 진을 치고 대립해 시행사가 공사를 중단한 것이다.

인근에서 만난 입주 예정자 김모씨(68)는 “구도심이 재개발되고 새 아파트에 들어간다고 좋아했는데, 지금은 공사가 완전히 중단돼 버렸다”며 “공사가 미뤄지면 입주가 늦어져 입주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변에는 ‘주민들이 무슨 죄냐, 건설노조 집단행동 규탄한다’ ‘우리 아이들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집회를 즉각 중단해라’ 등 현수막 10여개가 걸려 있었다. 인근 초등학교가 집회 현장과 2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아 주민들은 걱정도 크다고 전했다. 지난 1일에는 집회 도중 충돌이 일어나 양측 조합원 10여명이 다쳐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2022년 10월까지 아파트 39개동 5320가구 입주를 목표로 건설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현장 3개 협력업체가 민주노총 조합원 120명을 고용하기로 한 것에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반발하면서 양대 노총 집회가 시작됐고, 급기야 지난달 29일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한국노총은 공정한 근로 기회 보장을 요구하고, 민주노총은 예정대로 120명 조합원의 출근을 주장하며 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이 집회는 3주 연속 열리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재개발사업 하청업체와 골조공사에 우리 조합원을 받아주기로 이야기가 됐다. 우리 조합원도 고용될 수 있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미 업체와 고용에 대해 이야기를 마쳤는데 우리 조합원 출근을 막고 있다. 왜 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양대 노총 집회 중단과 공사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등 11개 기관·단체와 함께 ‘금광1재개발사업 양대 노총 집회 대책 협의회’를 꾸렸다. 그러나 뾰족한 해결 방안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매일 700~800명의 양대 노총 조합원이 벌이는 집회에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소음과 교통체증을 유발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시공사와 협력사, 양대 노총은 조속하게 타협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