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히키코모리 형님과 관련된 글을보니 이런 생각이 드네요.
만약 내손으로 집에서 내쫓아버리고 처음부터 없던 인연이라고 생각해봅니다. 나가서 무슨 일을 당하든 그 결과 또한 감수하겠다며 내 눈앞에서 치워버린다고 합시다. 만약 그렇게 내쫓아서 정말 그사람이 죽음을 택해버린다면, 나는 내 자신을 합리화 할수 있을까요?
저는 누군가를 쉽게 좋아하거나 쉽게 미워하지 않습니다. 평생 볼일 없는 연예인에게 조차 그래요. 한번 호감을 준 사람이면 악행을해도 인간적인 정을 놓는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렇다고 내가 대인관계에서 타인보다 책임감이 있거나 나에게 이익이 있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필요할땐 단호하게 미워할수있는것이, 미워함에도 죄책감 없는것이 대단한것이라 생각되네요.
만약 아래와 같은 경우에 히키코모리인 형과의 관계를 끊어버리겠다는 각오로 내쫓는다면, 앞으로 벌어질 결과에대해서 무한한 합리화를 하며 살아갈수 있을까요? 나약한 사람은 내 주변에서 모조리 잘라버리는 겁니다. 나약한 사람이란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감정에 휘둘리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여 낮은 발전가능성을 내가 감당하는것이 장기적으로 손해인 사람입니다. 사람은 개개인이 딱 인간하나의 부피만큼의 크기를 가지지 않는 다고 생각합니다. 한사람의 존재는 생각보다 광활합니다. 내가 죽기전에 만나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이 나의 모습이며, 나의 생활반경이 전부 나의 존재가 되는겁니다. 가령 누군가의 어질러진 방에 들어갔을때, 어질러진 방이 타인에게 '지저분한 사람'으로 인식되어 그사람 존재의 일부가 되는겁니다.
그렇기에 내주변에 나약한 사람을 두지 않는다는것은 스스로에게 엄격하다는것이기도 합니다. 분명한것은 사람은 모든 타인을 사랑할수 없습니다. 그것은 자기파괴적인 행동입니다.
나약한 사람조차 끌어안는게 어른스럽다라는것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어쩌면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의자를 처벌대신 선처하는게 용감한 일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 기준에선 그렇습니다. 내가 감당하기에 처벌이 더 어려운것이지, 용서를 선택하는것은 오히려 쉬운일입니다. 처벌은 나에게 일어나는 악에대한 증오와 인간미를 져버린것에대한 죄책감을 감당하는 일이기에 더 힘든일입니다.
아직 어린것인지 모르겠네요. 내가 그러한 선택과 갈등을 감당해야할만큼 사회생활을 겪어보지 않아 쉽게 할수있는 말같기도 합니다.
(자유)
개택 수준 [직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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