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님을 보훈병원으로 모시자는 의견에 대해

요즘 이국종 교수님 관련 게시물에 댓글로 보훈병원 얘기가 많이 보여서 글 남겨 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보훈병원은 전문외상센터를 두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워낙 기존환자가 많아서 전국의 보훈병원이 포화 상태라고 들었습니다.

설립 취지가 국가유공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사설 병원들 보다 훨씬 북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병상 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지원에 시설 또한 낙후되고 있다고 하구요.

둘째로 보훈병원 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보훈병원은 국가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기 보다는 최대의 커버리지를 중요시 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외상센터를 운영한다는 것은 지금 아주대에서 운영하는 것 보다 더 재정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여론에 떠밀려서 외상센터에 힘을 실어주다가 보훈병원 운영 자체가 엉망이 될 가능성이 높죠.

셋째로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아주대를 대신할 보훈병원을 설립한다면 위치나 상징성 등을 고려해서 서울 중앙보훈병원이 가장 먼저 고려될텐데 일단 외상센터를 설립할 부지가 없습니다.

워낙 환자수가 많으니까 기존 인프라를 나눠 사용할 만큼도 안되구요.

아주대 병원의 100 병상 수준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고, 대형 사고 발생 등 병상이 가득 차 버리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병상도 없습니다.

물론 서울 중앙보훈병원이 1400 병상이나 된다는 점은 아주대 보다 규모가 크니까 그럴 듯 해보이지만 현실은 훨씬 복잡한 상황입니다.

아주대 병원을 벗어나서 새로운 외상센터를 굳이 만들어야 겠다면

제 생각엔 세종시나 대전 부근에 넓은 부지를 확보해서 3-4년 안에 최소 1000 병상 규모로 국가 중앙 외상재난센터 같은 형태로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총리실 직속 기관 형태로 만들어도 될 것 같구요.

당연히 닥터 헬기도 풀셋팅 해서 두대 정도 들여놓고 공백이 안생기게 해야 할거고,

외과 응급의학과 중심으로 전문의도 최소 35명 이상 확보해야 할거구요.

아... 그 정도 되면 정부 지원이 한해 500억원 이상은 고정으로 투입이 되어야 가능하겠네요.

물론 초기 병원 설립비용(건축물, 장비, 행정 등)은 제외하고 말이죠.

고속도로 깔고 보도블럭 바꾸는 돈 아끼면 이 정도는 껌이지 않을까 싶긴 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