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4분위 이하 저소득층에 물량 50% 우선 배정 추진

행복주택, 4분위 이하 저소득층에 물량 50% 우선 배정 추진
이성희 기자 [email protected]

12일 복수의 주거복지단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소득 6분위를 기준으로 공공임대주택 유형 통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체 공급물량의 50%를 소득 4분위 이하 저소득층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50%는 소득 구간에 따라 추첨으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100가구로 조성되는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경우 50가구를 저소득층에 우선 공급하는 것이다. 이후 나머지 50가구는 우선배분에서 탈락한 소득 1~4분위 신청자를 비롯해 소득 5분위와 소득 6분위 해당 신청자를 대상으로 각각 추첨해 입주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입주자격 기준이 소득 6분위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형통합은 행복주택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행복주택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된 유형이다. 그러나 영구·국민임대 등 기존 유형과 달리 소득 기준을 높이면서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올려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이 아니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임대료 체계도 일부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처럼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의 소득에 따라 부담 가능한 수준에서 책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 단지의 같은 면적에 살더라도 입주자의 소득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지게 된다. 다만 전면 도입이 아니라 새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과 기존 공공임대주택에 새로 입주하는 경우에 한해 실시할 계획이다. 유형통합안은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0년간 공공임대주택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유형이 추가됐다. 크게 7가지로, 각각 하위유형이 계속 늘고 있다. 문제는 유형에 따라 공급 주체와 입주자격, 입주신청 시기 등이 모두 달라 수요자들이 혼란을 겪어왔다. 현재 공공임대에 입주를 원하는 대기자 명부도 없는 상황이다.

한 주거복지 전문가는 “유형통합 입주자격을 소득 6분위로 정한 것은 재정투입 없이 저소득층 공급을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제대로 된 유형통합을 위해 먼저 논의돼야 할 대기자 명부 도입이 뒷전으로 밀린 상황에서 자칫 임대료 비싼 또 다른 유형이 나오는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