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외출시 배변에 대하여~

오늘 올라온 글 중에 밖에서 배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글이 있었어요.

거기 여러 댓글 중에 강아지를 집안에서 다 볼일 보고 나오게 하면 되지, 그걸 왜 밖에서 해결하려고 하느냐는 물음이 있어서 게시글로 답할까 합니다.

기본적으로,

1. 대부분 강아지는 자신의 사는 집을 배변장소로 선택하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 자기의 식구들과 함께 사는 공간이라고 의식해서겠죠.

물론 집에서만 볼일 보는 강아지도, 밖에서만 볼일 보는 강아지도, 안팎 가리지 않고 싸대는 강아지도 있습니다. 이건 견주가 훈련시키기 나름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좋은 방법은 안팎 구별하지 않고 볼일을 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밖에서 일 보는 걸 원하지 않는 사람은 무시하는 것이냐,,,여기선 서로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견주는 최대한 깔끔하게 밖에서 배변한 강아지의 뒤처리를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건 사람법에도 나와 있고, 법에 있지 않다 하더라도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책무입니다. 

2. 안에서 배변을 하고 나와도 산책을 시작하면 대부분의 강아지들은 다시 오줌을 지립니다. 물론 똥을 싸는 경우도 간간히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강아지 특성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오줌이 마려워서 싸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마킹' 이라는 걸 하는 겁니다.

즉, 다른 강아지의 흔적을 체크하고, 거기에 내 흔적을 남기는 겁니다. 오줌 마려워서 싸는 것과는 전혀 다른 부분입니다. 완전히 깨끗한 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경우도 간간히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다른 강아지의 흔적이 있는 곳에 내 흔적을 덮어 씌우는 겁니다.

집안은 이미 익숙한 냄새와 자기의 흔적이 있으니 마킹' 할 일이 없죠. 새로운 장소, 혹은 다른 강아지의 흔적을 발견하면 즉시 마킹을 시도하는 것이 건강한 강아지의 모습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강아지는 늘 싸던 곳에 가면 냄새 맡고 확인하고 다시 내 냄새를 뭍히고, 이걸 반복하는 거죠. 이건 동물의 본능입니다. 이걸 하지 못하게 하라는 건 사실 학대와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보면 강아지를 안고 산책하는 분, 혹은 유모차에 태워 산책하는 분들을 보는데 특수한 경우(강아지가 노견이라, 혹은 다리가 아파 못 걷는 경우 등) 를 제외하곤 산책 방법이 잘못된 것입니다. 강아지는 흙냄새 맡고, 풀 냄새 맡고, 거기에 서로 마킹을 통해 서로 편지도 주고 받고 하며 소통하고, 그 스트레스를 풉니다.

강아지에게 산책이 가장 중요한 보약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겁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지금, 서로의 배려가 절실할 때임은 분명합니다.

싫어하는 사람 있을 수 있으니 견주들은 최대한 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뒤처리 잘 해야 하는 것이고, 사람은 사람대로 강아지의 특성을 조금만 이해해 준다면 오전 글과 같은,,,밖에서 배변하지 못하도록 견주가 조심시켜야 한다는 글은 쓰지 않을 것 같네요.

이외에도 지켜야 할 배려야 주루룩 있죠.  산책할 때 목줄 풀지 말기, 사람 지나가면 자기 쪽으로 당겨 겁 먹지 않게 하기, 엘레베이터 탈 때 무서워하는 사람 있는지 파악하고 안고 타기 등등 수없이 많은 배려들은 대부분 '견주' 들이 지켜야 할 것입니다.

견주들도 사실 할 말은 있어요. 잘 모르는 사람들이 갑자기 다가와 '만져도 돼요? 안 물어요?, 심지어 '얜 얼마예요?' 등 무례하기 짝이 없는 질문들을 합니다. 심지어는 묻지도 않고 아이가 만지게 하거나, 소리를 질러 강아지를 놀라게 하기도 하죠. 그래서 놀라 강아지가 짖으면 '성질 더럽네, 혹은 저 개*끼가 물려고 지라ㄹ하네  확 차버릴까보다'  등을 시전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견주도 사람이기에 사람에 대한 배려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 배려를 하지 않는 견주를 탓하거나 비난하는 것에는 추호도 이견이 없습니다.

조금씩만 서로 이해하고 조심하는 행동을 보이면 서로 인상 붉힐 일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네요. 저도 13kg 나가는 다소 무거운 강아지를 키우지만 이웃에게 최대한 피해 없도록 위에 적은 행동을 늘 하고 삽니다. 덕분에 동네에서 우리 강아지 보고 ' 점잖다' 소리를 들을 망정 인상 쓰거나 욕 하는 주민은 본 적이 없습니다.

서두에 밝혔듯 강아지의 산책 중 배변은 극히 자연스럽고 본능에 따른 것이니 좀 보기 안좋더라도 얼른 지나가거나 참아 주세요. 대신 뒤처리 제대로 안하는 견주를 욕하고 탓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돼 몇 자 적어 봅니다. 

[뱀다리]

혹시 내 집 앞에 매일 오줌 지리는 녀석들이 있어 골치가 아프다면 바로 그 장소가 강아지 우체통' 이라고 생각하시고 깨끗하게 청소한 후 식초를 좀 떨어 뜨리면 그 냄새가 싫어 마킹' 하는 일이 줄어 들 것 같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