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기사
친생자는 민법상 혼인중 임신한 자녀 라고 되어 있어요.
과거엔 이걸 내 핏줄인지 구분할 의학기술이 없어서 혼인 기간중 아내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면
무조건 내 자식으로 추정
을 했어요.
근데 암만 봐도 아니다 싶으면 친자임을 부인할 수 있습니다만 결혼이 워낙 중대한 집안일이던 시절이었던데다
의학적으로 친자 확인이 어렵고
, 사회문제로 첩문제가 해결도 안되던 시대라 잘못 건드리면 피해볼 사람이 많고
또 여성의 재혼이나 취업이 어려운 시대였기도 해서 괜히
어린 아기와 이혼녀가 길거리로 내몰리면 안되니
이를 보호하자는 좋은 취지
에서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친자임을 부인토록 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명백히 별거중일때 임신한 경우처럼 누가봐도 자식이 아닐 그런 경우요.
부친이 친자 부인하는건 이렇게 어려운데 비해 반대로 모친이 친자 부인하는건 쉽습니다.
이혼 직후 태어난 아이가 전남편의 소생이 아님을 증명하는거요. 이건 어지간하면 인용됩니다.
즉,
민법상 친생자 부인을 어렵게 한 이유는 쉬워질 경우 피해받는 사람들이 있던 시기, 그 시대에 맞는 법
이라 그랬어요.
근데
현대
에 와서는 좀 얘기가 달라졌죠.
자유롭게 연애하고, 결혼하고, 헤어지고, 여성 취업이 과거처럼 어려운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구분이 확실하게 되는 유전자감식이 보편화
되다보니까요.
이혼을 해도 양육비를 주고, 상속권을 주고, 내 가족관계에 전처 소생의 아들로 기록이 평생 남는건
남자에게 어마어마한 부담이 됩니다. 과거에 만들어진 법으로 인해 새롭게 피해받는 대상이 실체화
된거죠.
진짜 내아들이면 당연하지만 내 핏줄도 아닌이에게 저런다 생각해 보세요.
배신당한것도 억울한데 아마 사람 미치기 딱 좋을겁니다.
무정자증임을 알고 있는 남자가 동의하에 인공수정해 타인의 정자로 얻은 자식이든
무정자증임을 알고 있는 남자가 무정자증이 나은걸로 착각해 타인의 정자로 얻은 자식이든
다 친생자라는거죠.
판결문에 정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혈연관계의 존부를 기준으로 그 적용 여부를 달리하지 않는다 "
유전자가 다르다는건 친자임을 부인할 앞서 말한 예외적 사유가 될 수 없다는거죠.
별거중에 임신을 했다, 남편이 장기 해외출장 간 사이 임신했다 그정도 사유가 아니면...
아내가 몰래 바람 피고 임신을 해도
의심이 들어 유전자검사를 해서 이를 사유로 2년이내 이혼 소와 친생부인 소를 진행하지 않는한
가족관계의 유지가 최우선적 가치임으로 여지껏 살다가 뒤늦게 와서 친자를 부인하지 말라
는겁니다.
유전자 달라도 네 자식이다. 유전자는 중요치 않다 그건 기준이 아니다 ;;;
시대가 변했는데 법은 그대로입니다.
아직도 여성을 일방적 약자,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판결이죠.
1심에서는 인공수정, 바람핀자식 둘다 친생자 라는 원고(남자) 패소 판결에
2심에서는 인공수정은 친생자, 바람핀 자식은 유전자가 다르니 친생자는 아닌데 왜 이제와서 그러냐 친양자고 이 역시 못무른다 원고 패소
3심에서는 이건 좀 아니지 않냐 사회 각계에서 여론이 이니까
대법원에서 그럼 과거 판례를 좀 수정하자고 전원합의체 심의까지 들어갔는데
오늘 결국 수정이 안되고 2심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더 지독하게 1심 판결과 같은 취지로
"혈연관계 없이 형성된 가족관계도 헌법과 민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가족관계에 해당된다"
라 취지를 확실시 했습니다.
내자식 아닌거 알았음 임신했을때 바로 의심하고 확인해본 후
가족관계를 이혼으로 해체하고 즉시 친자임을 부정하지 않는한
예외란 없다
는거죠.
2심의 판결(친양자)이 잘못된 판결일지언정 현재 사회상을 아주 조금이라도 반영했다면 대법은 2심의 원심 판결을 유지하면서도
굳이 유전자란 친자 결정의 기준도 아니고, 법은 가족관계(외도녀와 혼외자)를 여전히 보호 대상으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시대는 변하는데 법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구나, 상대적으로 퇴보중이구나란 점을 절감하게 됩니다.
게다가 위 사건의 경우 14년 이혼소 제기 과정에서 친자가 아님을 알게 되어 바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를 걸었는데도
패소한게 참 어이없습니다.
친생부인 소는 추정될때 2년 이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는 친자가 아님이 확실할때 하는거라 기한도 없거든요.
과거 유전자 감식 안되던 시절에도 다커서 외모가 완전 옆집 아저씨랑 똑같고 혈액형도 나올 수 없는거고 이런 경우에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를 걸 수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
혈연관계가 아님은 친생추정의 예외가 될 수 없다
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유전자를 통해 친자 유무가 명확해지는 현대에 추정으로 거는 친생부인 소는 법률의 존재 의의가 사라졌죠
검사 해보고 아님 바로 부존재확인소를 걸면 되니까요. 근데 이번에 대법은 도리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의 의의를 퇴색시키게 하고
오히려 친생부인 소로 2년 안에, 그것도 가족관계의 해체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걸어 옛날 악법을 더 강고하게 만들었어요.
유전자감식 병원들은 희희낙락 하겠네요.
앞으론 애 낳으면 바로 감식해야할 세상
이 됐으니까요.
안그러면 법이 뻐꾸기 아빠는 뒤늦게 알아도 지켜주질 않으니 무조건 해야죠 ;;;
원해서 인공수정으로 얻은 아이야 죄가 없으니 친생자 인정 최소 친양자가 맞다 쳐도
바람펴 낳은 아이까지 자식이라 하는건 충격적입니다.
유전자가 절대적 기준이 아니기에 나중에 알고 제소하면 패소할 가능성
높습니다.
애 낳고 바로 감식해서 결과 확인 후 2년내에 바로 친생부인 소
를 걸어야 합니다.
가족관계가 최우선이기에 이혼 소를 병행해야 승소 가능성
이 높겠죠.
뻐꾸기가 몰래 집어넣은 알임을 알아도
아주 특별한 사유 없으면 양육을 하고 상속을 하라고
오늘 대법원은 불쌍한 아빠새 대신 뻐꾸기 손을 들어줬습니다.
씁쓸한 판결이었어요.
(기타)
일본 딴건 안부러운데 이건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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