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대해서

우리 모두는 2가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나는 모두가 보는 삶과, 다른 하나는 나 혼자만이 볼 수 있는 삶이죠. 모두가 볼 수 있는 삶 속에서 나는 누군가의 친구이자, 아들이며, 어느 집단의 사회 구성원일겁니다. 그것이 모두가 보는 나의 모습일 겁니다. 만약 누군가가 나의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나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하면 그렇게 설명할 겁니다. 그리고 이게 나의 모습이죠. 그리고 당신이 저에게 스스로에 대해 설명해 보라 한다면, 저 또한 아마도 같은 말을 할 것입니다. 이게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닐 테지만 그렇다고 진실 그대로를 말한 것도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실 모두에게 보여지는 그 모습이 모두가 보는 나의 모습이니까. 하지만 나 혼자만이 볼 수 있는 내 자신은, 어두우면서 쓸데없는 잡생각이 가득하며 온갖 걱정들에 시달리는 사람일 수 있죠.

만약 우울증을 앓아본 적이 없다면 당신에게 있어 우울증이란 그저 인생이 잘 안 풀릴 때 슬퍼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즐비할 수도 있습니다. 여자 친구와 헤어지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원하던 직장을 얻지 못 했을 때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것은 그냥 슬픔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또한 자연적인 인간의 감성입니다. 진짜 우울증이란 인생이 잘 안 풀릴 때 슬퍼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우울증은 인생의 모든 것이 잘 돌아 갈 때에도 슬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우울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말하는 것이 곤혹스럽죠. 그리고 이는 누구든지 편하게 말하기가 어려울 거에요. 그래서 아무도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울증을 겪는 모두가 말하기를 꺼려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우울증 진료환자는 68만 명으로 5년 전보다 16% 증가했고 인구 10만 명당 기준으로 20대, 30대가 많게는 50% 가까이 급증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소셜 미디어에서는 그런 걸 보지 못합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도 보지 못하죠. 왜냐구요? 유쾌하고 행복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뉴스에서도 보지 못 하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무거운 주제는 대중들에게 재밌지도, 가볍지도 않으니까 말이죠. 그래서 우리는 안보기도 하고 못보기도 하고 있기 때문에, 우울증의 심각성 또한 간과하게 되고 있습니다.

우울증의 정도와 심각성이 생기게 됩니다. 매 30초 마다, 매 30초 마다 어딘가에선, 세계 어딘가의 있는 누군가는 자신의 목숨을 끊고 있죠.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누군가에겐 소중한 존재들이 바로 우울증에게 살해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그들은 당신의 바로 옆집이 될 수도 있고, 바로 앞의 건물 사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태평양을 지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될 수도 있지만, 어찌 됐든 현재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일들은... 계속해서 매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보고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우리는 "그래서 어쩌라고?" 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어요. 방금 다른 글을 보고 놀랐습니다. 연예인들은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인물이니 악플도 당연하다라는 말을 보고 솔직히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보고도, "그건 당신의 문제가 아닌가요. 그건 그들의 문제죠."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슬프다고, 안됐다고도 말을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래서 어쩌라고요?"라는 말을 덧붙여요.

이는 여러분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병입니다. 우리 주변엔 왜 저런 사람이 자살 생각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누가 봐도 자살 충동을 느낄 만한 사람들이 아닌데 오히려 그 사람은 앞장서서 행동하고 대외활동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왜?

그들은 오랫동안 완전히 다른 두 개의 삶을 살고 있었을 겁니다. 내재된 자아와 비춰지는 자아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 삶을 말이죠.

그리고 그 중 하나는 언제나 다른 쪽을 두려워하고 있는 그런 삶을.

그렇게 사람들이 진정한 나 자신을 알게 될까봐 두려워하며 불안해하고, 사람들이 나 자신이 완벽하지도, 모두가 생각하는 착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까봐 두려했을 겁니다.. 그들에겐 언제나 미소 뒤에서 몸부림치고 있고, 밝은 모습 뒤에는 또한 어둠이 있다는 것을, 활동적인 성격 뒤엔 그보다 더 큰 아픔이 숨어 있다는 것을 말이죠.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이성이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까봐 두려워할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상어를 무서워하고, 어떤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저 또한 제 인생의 많은 부분을 두려워하다보니 점점 더 제 스스로를 두려워했습니다. 제가 바라보고 있는 저에 대한 진실이 두려웠고, 저의 진실성과 저의 연약함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점점 저를 벼랑 끝으로 몰아 세우는 듯 했죠..

이러한 의문들이 심해지면 이러한 정신적인 고통이 계속되면 결국 생각할 수 있는 탈출구는 오직 하나 뿐이라는 최악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울증은 병이고, 그렇게 벗어나려 몸부림치게 됩니다.우울증이니까...우울증은 수두같은 것이 아닙니다. 한 번 이겨낸다고 해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나 곁에 있어요. 그래서 항상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겁니다.

금연자들에겐 담배와 같은 것이죠. 언제든 내 안에서는 피라고 얘기를 하고 있지만, 무시하고 있는 거에요. 하지만 무시하기가 쉽지 않은 목소리이기도 하됴. 하지만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이 처음엔 보기만 해도 힘들어 했던 담배에 대해 결국 점점 무감각해지듯이 우울증 또한 얼마 후엔 이것에 대해 무감각해지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일부분이 되어버리죠. 그리되면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내부의 고통이 아니게 됩니다. 두려움은 이들이 갖는 낙인이 되어 버립니다. 이것은 수치심이고, 부끄러움이 되죠.

지나가면서 들려오는, '너는 의지 박약이야'라는 속삭임과 '당신은 미쳤다'는 말 등. 바로 그런 것들로 인해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되고, 스스로 자신을 억누르고 숨기게끔 만듭니다. 그리고 바로 이게 낙인이 되죠. 그래서 우리 주변엔 우울증 환자들이 없는 겁니다. 그들은 그것을 억누르고 숨기죠. 매일을 침대에 묶어두고, 공허감으로 인해, 아무리 노력해도 인생이 채워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게 만들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숨깁니다. 왜냐하면 우울증의 낙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현실이니까. 엄연한 냉정한 현실을 말이죠,,.

만일 그렇게 생각되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카톡 상태메세지를 '오늘도 힘내자!'라고 쓸 지, '오늘도 우울해서 너무 힘들다.'라고 쓸 지를 말이죠,

그게 바로 낙인입니다. 때문에 불행히도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팔이 부러지면 모두가 달려와 석고 붕대에 사인을 해 주지만 우울증이 있다는 사람의 말에는 모두가 반대편으로 도망쳐 버립니다. 그것이 낙인입니다. 우리는 몸의 어느 부분이 고장난 것은 너무나도 쉽게 받아들여 줍니다. 우리의 뇌만 빼고 말이죠.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어요.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우울증을 이해할 수 없는 세상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정신 건강을 이해할 수 없는 곳으로 보고 있죠. 그리고 '어쩌라고?'를 일관한 우리는 문제를 그저 모두 한 구석으로 몰아 넣고는 없는 척을 합니다. 이토의 게시물 일부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리고 모든 게 알아서 고쳐질 것이라 희망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는 희망 사항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희망 사항은 전략이 아닙니다. 그저 문제를 계속해서 지연시킬 뿐이죠. 이렇게 중요한 것을 더이상 미룰 수는 없습니다,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한 그 첫 번째 단계는, 문제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 그러니 여전히 우리가 두려워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해답은 없지만 당장이라도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성숙해져서 타인에 대한 무지를 없애고,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는 세상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솔직해지고, 우리 모두가 몸부림치고 고통스러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혹시나 우울증을 앓고 있나요?

당신이 우울증을 앓아도 괜찮다는 것을 알아두길 바라요. 우리가 믿고 있는 세상이란 자신의 밝은 면을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의 어둠을 무시해야 하는 곳이 아니에요. 당신은 아픈 것이지 약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문제점이지 그 자체가 당신 자신을 나타내지 않아요, 그건 인생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그저 일부분일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