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텁텁 하네요 잘가 내 새끼

중학교 2학년 여름 우리집으로 들어온 이쁜녀석

누나 친구 집에서 더 이상 못키운다고 해서 들어올때가 8개월 이였는대 그때 이미 몸은 다커서
들어온 시츄 누리
남자를 싫어한다던 놈이 집에 오자마자
부르니 무릅에 앉아 폭 안기던게 생각나네요
원래 주인 아저씨가 하도 때려서 남자를 극도로
경계 한다고 했는대 그집에서만 그랬는지
참 조용하고 얌전한 녀석 이였습니다
16여년 동안 군시절을 제외 하면 거의 매일을
함께 했는대...
어제 고민고민 하다가 병원에서 안락사로 보냈네요 하루 아침에 못걷고 몸을 가누지 못하더니
금요일에 병원 보냈다가 집에 와서 자는대 밤새 아파서 울더군요
웬만큼 아파서는 신음 소리도 안내던 녀석이
밤새 구슬피 우는대 마음이 찢어지더군요
토요일 아침 눈 뜨니 지쳤는지 새근새근 자다가
또 울길래 왜 그런가 하고 밥통 앞도 가보고
물도 줘보고 했는대 화장실이 가고 싶었는지
제 품에서 대변을 보길레 패드에 올려놓고
보니 변도 제대로 못밀어내고 몸을 축 늘어놓은채
흐느끼더군요
이제는 정말 보내줘야겠구나 싶었습니다
제 욕심에 생명연장을 한들 제일 괴로운건 누리일테니까...
그렇게 울음을 꾹 참고 누나가 일하는 가게 근처에서 마지막 모습 보여주는대 누나가 우니까
저도 그때 부터 눈물이 흐르더군요
집에 오는내내 울다가 마지막 샤워를 해주려고
감싼 종이 패드를 자르다가 울고 꺼내려다 울고
씻기다가 울고  말리면서 울고
오랜만에 엄청 울었네요 눈물이 말랐다고 생각했는대 어제하루 내내 울보였네요
그렇게 단장하고 보내고 나니 집에 오니
착잡하고 텁텁 하네요
지금도 어제를 생각하며 고민했습니다
좀더 같이 있을걸 그랬나 생각하면서요
또 일나가면 몸도 못가누는 녀석을 집에 혼자 두는것도 못할짓이라고 생각하면서 애써 위로 했습니다 ...
오랜기간동안 같이 있어서 행복했고 잘못해줘서 미안하네요
잘가 누리야 너 때문에 너무 행복했어 내 사랑